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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열 살 때부터 방과 후 파3홀 샷 360개

골프 천재 리디아 고(왼쪽)의 뒤엔 골프 대디 고길홍씨가 있다. 16일 열린 LPGA 롯데 챔피언십 프로암 때 딸과 코스 공략을 상의하고 있다. [사진 골프사진작가 박준석]


“너는 천재다. 그러니 너의 기준이 곧 답이다.”

아버지가 말하는 골프 천재의 훈련법
롱·쇼트 번갈아 3시간 고밀도 연습
100야드 10단위로 나눠 웨지 샷도
3m 장벽 만들고 2m 앞서 공 띄워
바람 이기려 7300야드 코스 플레이



 닷새 뒤인 24일 열일곱 번째 생일을 맞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 그가 아버지 고길홍(53)씨로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은 얘기다.



 하와이 오아후섬의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롯데 챔피언십(17~20일)에서 고길홍씨를 만났다. 딸의 대회장에 처음 온 고씨는 “한국 언론과 공식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LPGA 투어 CN 캐나다여자 오픈에서 2연패를 하는 등 그해 10월 프로 전향을 선언하기 전까지 프로 무대에서만 무려 4승을 거뒀다. 또 LPGA 투어와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최연소 우승 기록까지 동시에 세웠다.



 딸을 골프 천재 소녀로 키운 비결은 무엇일까. 체육학과를 졸업한 고씨는 13년간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다. 2003년에는 뉴질랜드로 이민 갔다. 이때 리디아 고는 여섯 살이었다. 이미 한국에서 다섯 살 때부터 골프채를 잡은 리디아에게 열 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가르쳤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오후 3시. 한국처럼 나이트 시설이 없기 때문에 해가 떠 있는 시간만 연습이 가능했다. 고씨는 짧은 시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밀도 훈련법’을 만들었다. 오후 5시면 골프장에서 홀 깃대를 모두 뽑아버리는 것도 문제였다. 고씨는 직접 깃대를 만들어 차에 싣고 다닐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훈련하는 골프장은 두 곳으로 정했다. 롱게임과 쇼트게임 훈련에 적합한 곳을 한 곳씩 골랐다. 롱게임과 쇼트게임을 번갈아 훈련했다. 방과 후 저녁까지 약 3시간 가운데 2시간은 라운드를 돌고, 1시간은 쇼트게임을 연습했다. 롱게임을 연습할 때는 9홀만 돌았고, 쇼트게임에 집중하는 날에는 파3홀에서 훈련했다.



 특히 파3홀 훈련법이 독특하다.



리디아 고는 티잉 그라운드 3개(화이트-블루-블랙)를 모두 이용해 샷 연습을 했다. 130~220야드를 오가며 핀을 직접 공략했다. 먼저 블랙-블루-화이트 티에서 각각 30개씩 샷을 날린다. 그럼 90번의 샷이 된다. 훈련은 4개의 파3홀에서 실시했다. 최소한 360개의 샷을 때리는 셈이다. 파3는 선수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홀이다. 그린을 놓치는 순간 타수를 잃기 쉬워서다.



아버지는 “드라이빙 레인지와 달리 그린을 직접 공략하면 공이 멈추는지, 굴러가는지 알 수 있다. 클럽별 샷의 탄도와 구질, 스핀 양도 직접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훈련하면 아이언 샷을 따로 연습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일까. 리디아는 아이언을 잘 때린다.



 이보다 더 고도의 훈련은 100야드 거리의 웨지 샷 연습이었다. 직접 만든 홀 깃대는 이때 자주 썼다. 1차 연습은 그린을 3등분해 그린 앞부분, 중간 부분, 뒷부분에 깃대를 옮겨 놓고 샷을 때렸다. 2차 연습에서는 90야드, 80야드, 70야드, 60야드 등 10야드 단위로 쪼개가며 웨지 샷 훈련을 했다. 3차 연습 때는 깃대를 벙커 바로 뒤나 워터 해저드 부근에 놓고 쳐서 담력을 키웠다. 이렇게 훈련하면 다른 선수들이 18홀을 도는 것보다 3~4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고씨의 설명이다.



 고씨는 “나는 딸 리디아에게 ‘너는 천재다’라며 훈련시켰다”고 말했다. 꼬마 소녀는 그렇게 아버지의 말을 즐겼고, 연습도 즐겼다. 선수 중에서는 필 미켈슨(미국)을 좋아했는데 그의 신기한 로브 웨지 샷에 반했다. 미켈슨은 공을 자신의 키 두 배 이상으로 수직에 가깝게 띄워 올린다. 리디아는 미켈슨의 웨지 샷을 곧잘 따라 했다. 3m 높이의 장벽을 만들어 놓고 그 앞 2~3m 지점에서 60도 웨지로 공을 높이 띄워 넘기는 샷을 많이 했다. 바람 부는 코스를 극복하기 위해 거리가 긴 7300야드 코스에서 플레이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내 딸이 정말 특별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난 리디아에게 ‘넌 특별하다’고 칭찬했다”는 고씨는 “다른 것은 잘 몰라도 임팩트 순간 볼을 콘택트하는 감각은 아주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윙 코치가 스코어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로지 선수의 몫이다”라고 했다.



 리디아 고는 LPGA 롯데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인 끝에 중간합계 1언더파 공동 20위에 자리했다.



앤절라 스탠퍼드(37·미국)가 8언더파로 미셸 위(25·나이키골프·7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단독선두다. 박인비(26·KB금융그룹)와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김효주(19·롯데)는 6언더파 공동 3위다. J골프가 19~20일 대회 3, 4라운드를 오전 7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퍼트 그립 거리 따라 달라요



리디아 고는 요즘 퍼팅 때문에 고민이다. 퍼팅 감각이 예전만 못해서다. 1.2~1.5m 거리에서 고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 거리에서 1퍼트로 홀 아웃하지 못하고 실수하는 경우가 잦다. 공은 대부분 왼쪽으로 빠져나간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반 그립의 두 배 두께인 수퍼스트로크 그립을 쓰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거리에 따라 그립을 잡는 모양이 다르다는 점이다. 1.5m 거리 이내의 퍼트일 때는 역그립을 잡고, 그 이상 거리면 오버래핑의 정그립을 잡는다. 역그립이 짧은 거리에서 방향성은 좋지만 긴 거리의 퍼팅에서는 거리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황에 따라 그립을 자유자재로 바꿔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리디아 고의 능력이기도 하지만 LPGA 롯데 챔피언십 1, 2라운드에서는 29개, 31개로 퍼트 수가 많았다. 문제점을 본인도 알고 있다. 긴장하면 백스윙 때 몸 안쪽으로 테이크백하는 버릇 때문이다. 리디아 고는 퍼팅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열두 살 이후 30개 이상의 프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컷 탈락이 없는 꾸준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



하와이=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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