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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속에 갇혀 있다" 실종자 SNS 사실 아닌 듯

세월호 실종자를 사칭한 출처 불명의 문자들이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어 비탄에 잠긴 실종자 가족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17일 경찰청이 “학생들의 구조 요청 메시지는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발표하면서 실종된학생 명의로 보내온 글은 허위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성룡 기자]
16일 진도 앞바다에 밤이 찾아왔지만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 모인 부모들은 누구도 자기 아이의 생존을 의심치 않았다. 날이 밝고 구조작업이 시작된 17일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박지윤(17)양의 아빠 박모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2개가 연달아 도착했다.

 “17일 새벽 1시1분 상황. 배터리가 고갈되고 있어요. 공기층이 있는 곳에서 생존자들이 모여 있다고 해요. 식당에 많이 모여 있어요. 2학년 2반 이혜경은 선미 쪽에 발이 묶여 있어요.”

 “1시17분 상황. 복도 쪽에는 34명 정도 에어포켓에 갇혀 있다고 함. 2층에 사람이 많음.”

 메시지에 등장한 이름(혜경)은 딸의 옆 반 친구였다. 묘사된 상황도 구체적이었다. 꼭 움켜쥔 부모들의 휴대전화에 생존자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가 속속 도착했다. 진도체육관에 갑자기 희망의 빛이 확 퍼졌다. 하지만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이 메시지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이날 오후 “생존자가 여객선에 살아 있으며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 같다”며 “실종 학생 전원의 휴대전화 발신내역을 확인한 결과 완전 침몰(16일 정오) 이후 통화·문자·카카오톡 발신 내역이 전혀 없다. 페이스북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16일 오후 11시쯤 발송된 메시지는 열한 살 초등학생이 퍼뜨린 것으로 밝혀졌다. 메시지에는 “지금 여기 배 안인데 사람 있거든.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남자애들 몇몇이랑 여자애들 울고 있어. 나 아직 안 죽었으니까”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또래 학생끼리 장난 삼아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낄낄거리며 주고받은 허위 메시지’에 상처 입은 가족들의 가슴은 다시 찢겼다.

해난구조대원의 부인 등을 사칭한 두 개의 글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김성룡 기자]

 대형 참사 때마다 등장했던 유언비어와 악성 댓글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활개치고 있다. “290명밖에 안 죽으면 이 형이 섭섭하다. 좀 더 노력해 보자” “과학고나 외고가 아니라서 다행” “아직 사망자 발표도 안 났거든요ㅋㅋ 기대하세요 두구두구” 등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지난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때도 “예비합격자 28번인데, 20명만 더 죽자” 라는 악플이 사회문제가 됐다.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는 스미싱까지 나돌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여객선 구조현장 동영상을 가장한 스미싱 사기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문자에 포함된 인터넷주소를 클릭하면 스마트폰에 악성 애플리케이션 ‘구조현황.apk’가 설치되고, 이를 통해 개인정보를 빼가는 수법이다.

 악플의 폐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탤런트 최진실·정다빈, 가수 유니의 자살에는 악플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수사기관의 결론이었다. 국민대 최항섭 교수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유도하는 것에 대한 쾌감과 군중심리, SNS의 파급력 등이 결합돼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벌이 쉽지 않다. 성동경찰서 김량한 사이버팀장은 “특정인을 명시해 공격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애매한 경우가 많고 처벌 수위도 낮다”고 말했다. 미네르바 사건 이후 전기통신기본법의 허위사실 유포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 났고, 2012년엔 인터넷실명제마저 위헌 결정이 나면서 일선에선 “가해자를 잡아도 처벌할 수 없다”는 푸념이 늘고 있다.

강인식·고석승·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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