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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 도쿄 거리 점령, 검은 정장부대 … 정체는 신입사원

지난달 13일 일본 도쿄 소재 한 기업에서 치러진 신입사원 입사식. 모두 검은 정장 일색이다. [사진 지지통신]
화사한 봄날이 계속되는 4월의 도쿄 도심에선 외국인이 보기엔 기이한 광경이 연출된다. 중앙일보 도쿄총국이 있는 긴자(銀座) 거리를 점심때나 퇴근 때 거닐다 보면 어렵지 않게 ‘시커먼 제복조’를 만나게 된다. 십중팔구 신입사원들이다. 남성은 품이 좁은 검은색 싱글 양복 정장이다. 여성은 흰 셔츠형 블라우스에 단추 2개짜리 검은 정장과 검은 치마, 그리고 구두는 앞이 뭉툭한 게 똑같다. 일명 ‘리크루트 복장’. 게다가 헤어스타일도 비슷해 누가 누구인지 구분조차 힘들다.

 회사도 이를 권장한다. “입사 초기에 조직의 일체감을 불어넣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입사원을 쉽게 분간하기 위해서”란 이유도 있다. 밋밋한 ‘리크루트 셔츠’에서 각자 다양한 정장을 입기 시작하는 건 대체로 입사 후 첫 보너스가 나오는 7~8월이 되고서다. 집단주의를 최우선시하는 일본 특유의 조직문화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복장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일각에선 “신입 초기부터 개성을 말살하는 것”이라고 비난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보이질 않는다. 그러고 보면 신입사원의 첫 임무를 ‘벚꽃놀이 자리 잡기’로 시작하는 나라도 일본밖에 없을 듯하다. 전날 밤부터 공원에서 시트를 깔고 행여 자리를 뺏길까 봐 밤을 새우는 일본 신입사원의 모습을 보면 “참 안 됐다”는 생각이 든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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