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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떼쓰는 모습만 보인 국회 노사정 소위

신계륜 국회 환노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왼쪽부터) 등이 17일 국회 환노위 노사정 소위에 참석해 협상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최종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뉴스1]

김기찬
선임기자
17일 아침 국회 귀빈식당. 환경노동위원회 일부 의원이 15일자 중앙일보 기사를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영배 부회장에게 들이밀었다. 경영계가 근로시간단축 입법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의 기사(B1면)였다. 그러면서 “경영계가 노사정 논의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노동계에도 같은 요지의 불만을 털어놨다. 이날 회의는 환노위가 마련한 ‘노사정 논의 촉진을 위한 소위원회’의 마지막 대표자 회의였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책임을 노사에 돌리는 투였다. 막판 쟁점 조율을 위한 노력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2개월여 동안 운영된 노사정 소위는 변죽만 울리다 소득 없이 막을 내렸다. “노사 간 입장 차가 여전히 굉장히 크다는 걸 확인했다”(이종훈 새누리당 의원)는 게 전부였다. 처음 소위를 꾸릴 때와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다.

 사실 논의 당사자인 정부와 경영계는 처음부터 소위 구성에 반대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밀어붙였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사정위에서 자율적으로 협의하는 것이 맞다”고 읍소했지만 국회의원들은 듣지 않았다. “우리가 나서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동안 소위는 늘 이런 모습만 보였다. 지난주 열린 공청회에선 일부 국회의원이 “내가 근로시간 단축 법안을 맨 먼저 냈다”며 자랑을 늘어놨고, 노사 합의에 따른 임금협약으로 급여를 지급해 왔는데 “돈을 떼먹었다”며 기업인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듯한 말도 나왔다. 당초 정치권이 의도했던 중재 기능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 학자는 “휴일근로 인정이 국제기준에 위배된다”는 근거가 약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당사자인 노·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노동계는 “노조 전임자에게 사측이 임금을 지급하라”고 엉뚱하게 떼를 쓰는가 하면 경영계는 실질적인 근로시간 단축 방안은 내놓지 않고 기업 부담만 끈질기게 주장했다. 고용부는 더했다. 업종별, 직종별 실질 근로시간 실태에 대한 자료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국정과제 타령만 했다.

 결국 국회 환노위는 정치권이 나서 노·사·정 간에 논의를 강제하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 없는 행동인지 보여주는 데 그쳤다. 역으로 노사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일수록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곳에서 자율적으로 협상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쳐줬다.

 이제 근로시간 단축, 임금개혁과 같은 고용현안을 둘러싼 공은 다시 노·사·정에 넘어갔다. 내가 아는 것만 볼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보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대타협이 가능하다. 타협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양보하여 협의한다’는 뜻이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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