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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학살 20년만에야 사죄한 안보리

1994년 르완다 대학살 당시 유엔 안보리 의장을 맡았던 외교관이 20년 만에 사죄의 뜻을 밝혔다. 콜린 키팅 당시 뉴질랜드 유엔주재 대사 겸 안보리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르완다 대학살 20주년 특별회의에 참석해 “안보리는 르완다에서 대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길 거부했고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살육전도 중단시키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미국과 프랑스 등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대부분이 대학살을 비난하는 걸 꺼렸으며 유엔 인권위원회의 대학살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안보리에 상정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4월 후투족 출신의 쥐베날 하비야리마나 대통령이 전용기 격추 사고로 숨진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인구의 85%를 차지하는 후투족 강경파는 100여일 동안 소수 투치족과 후투족 온건파 100만명 이상을 살해했다. 당시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뉴질랜드·나이지리아·체코·스페인 등은 르완다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을 증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엔 사무국은 94년 1월 르완다 평화유지 임무를 총괄하던 캐나다 로메오 달레어 사령관이 대학살 가능성을 경고하며 보내온 정보를 감춘 채 “르완다에서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만 올렸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키팅의 사죄는 유엔 안보리가 20년 만에 학살 방조를 털어놓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서맨사 파워 미 유엔주재 대사는 당시 미국이 유엔군 증파를 거부했음을 시인했다. 파워 대사는 “르완다 대학살 뒤 유엔에 대학살을 막기 위한 특별보좌관이 생겼고 국제형사재판소도 세워졌지만 인류에 대한 범죄의 처벌은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진-리처드 가사나 유엔 주재 르완다 대사도 “현재 중앙아프리카공화국·시리아·남수단에서 벌어지는 참사는 유엔의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은 만장일치로 “모든 국가는 대학살을 막고 학살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과 함께 추모식에 참석해 촛불을 켜고 르완다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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