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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양이 밤마다 우는 까닭은





[고란 기자는 고은맘 ⑧]





의문이 풀렸습니다. 세상 빛을 본 지 넉 달은 지난 고은양이 왜 아직도 밤중에 쭈쭈를 찾는지.



초보 엄마는 귀가 참 얇습니다. 조리원 밴드를 볼 때마다 ‘이걸 사야겠다’ ‘이런 걸 해 줘야 겠다’…, 이렇게 ‘따라쟁이’가 됩니다. 한편으론 고은양이 다른 아기들만큼 뭔가를 못하면 ‘얘는 왜 이럴까’ 하는 마음이 들며 고은양이 조금은 원망스럽습니다.



고은양의 퍼포먼스 가운데 가장 뒤처지는 게 ‘잘 자기’입니다. 아기들의 3대 미션,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기’ 가운데 고은양은 잘자기 지진아입니다. 밤에 기본 3번은 깨고, 낮잠은 30분을 넘기지 못합니다. 다른 아기들은 “너무 잘 자서, 이렇게 자도 되나 싶을 정도에요” “3시간째 자고 있어서 심심해요” 등등인데 말이죠.



특히나 초보 엄마의 부러움을 사는 건 밤중수유 없이 쭉 자는 아기입니다. 조리원 밴드에 올라온 어떤 아기는 50일이 갓 넘었는데도 밤중수유 없이 아침 7시까지 쭉 잔다고 합니다. 대체로 100일 전후로 밤중수유를 끊는다고 합니다. (이런 얘길 했더니 신랑은 “잘못된 일반화의 오류”라며 “애 보기 편한 엄마들만 글을 올리니깐 그런 거다. 고은이 같은 애면 힘들어서 글 올릴 시간이 있겠냐”고 하더군요.ㅠ)



고은양에겐 도민준 고향별 같은 얘기입니다. 고은양은 보통 목욕 후 8시 전후 잠이 들고 새벽 1시에 1차로 깨어납니다. 발을 들썩들썩 거리면서 왼쪽손 검지와 중지 두 개를 입에 넣고 빨기 시작합니다(이상한 게 꼭 왼쪽 손의 검지와 중지 두 개만 넣습니다. 오른쪽 손을 입에 넣을 땐 아예 주먹을 가져가는데 말이죠).



처음에는 눈을 감고 빱니다. 그렇지만 빨아도 빨아도 아무 것도 나오지 않으면 짜증을 내면서 눈을 뜹니다. 대개 밤 11시 언저리에 손을 빨다가 잘 달래주면 다시 잠들지만 새벽 1시경에는 아무리 달래도 기어코 눈을 뜨곤 “에헤 에헤” 거리며 본격적으로 울 준비를 합니다. 그때 재빨리 쭈쭈를 물려줘야 다시 조용해지죠.



그러곤 새벽 4시, 6시에 다시 깹니다. 그때마다 쭈쭈를 주죠. 누군가 “밤중수유는 습관”이라고 해, 안 주고 달래 보려고도 했습니다.



웬걸. 그야말로 ‘개똥같은 소리’입니다. 잘 달래면 된다는데 고은양은 기어코 울어제낍니다. 오히려 울면서 잠이 달아났는지 쭈쭈를 먹고도 잠이 들기는커녕 ‘오~오~’ 옹알대면서 놀아달라 고양이 눈을 하고 엄마를 쳐다봅니다. 한밤중에 뭐가 그리 좋은지…. 엄마는 다크서클로 줄넘기를 할 판인데 말이죠.



아침 6시면 넉다운. 신랑과 공수교대를 합니다. 옆에서 쿨쿨 자던 신랑이 그제야 고은양을 안고 거실로 나갑니다. 밤새 고생했으니 좀 쉬라고요. 고은양 없는 단잠은 딱 두 시간입니다.



그러니 하루종일 비몽사몽입니다. 가족 관계 중 ‘부부지간’은 사라지고 ‘모녀ㆍ부녀지간’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고은양이 밤에 안 자는 까닭을 설명해 주는 기사를 봤습니다. <밤마다 울어 젓 달라는 아기, “동생 못 낳게 하려는 본능”>이라는.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아기들은 선천적으로 엄마의 관심을 독차지하려는 성향이 있고 밤에 울어서 엄마의 잠을 깨우거나 수유를 하게 하는 등의 행동은 둘째(동생)의 탄생을 막으려는 생물학적인 행동이라고 합니다. 모유수유를 하면 자연 피임이 되는데 유독 밤에 자주 울어서 수유를 해야 하는 고은양과 같은 경우엔 이런 욕구가 심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첫째들이 엄마 앞에서는 동생을 잘 돌봐주다가 엄마가 안 보면 동생을 꼬집고 때린다고 하는데, 고은양은 태어나지도 않은 둘째를 향해 경쟁심을 불태우고 있었던 겁니다.



생존본능이 투철한 고은양 덕분에 앞으로도 당분간은 좀비 상태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ps. 쭈주 먹고 기분 좋은지 앞에서 꼬물거리며 놀고 있습니다. 고은양 생기고 나니 세월호 침몰 사고가 더 안쓰럽습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보게 되니 말이죠. 어서 살아 돌아와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품에 안기길 바랍니다.



고란 기자



[사진 설명]

1ㆍ2) 외할머니 집에서 외삼촌이 찰칵. 카메라가 비싸니 고은양 얼굴이 활짝.

영상) 간만에 일찍 들어온 아빠를 보니 웃음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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