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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섭군, 구명조끼 나눠주며 "피하라" … 김홍경씨, 커튼 로프 만들어 20명 구조

조대섭군의 아버지 조동욱(60·오른쪽)씨가 병원에서 아들을 위로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세월호가 침몰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목숨을 걸고 다른 사람을 구한 탑승객들이 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조대섭군은 친구를 비롯한 승선자 20여 명을 구했다.

위기에서 빛난 사람들



 구조된 학생 등에 따르면 조군은 16일 오전 7시30분쯤 식사를 하고 방에서 친구들과 수학여행 계획을 짜고 있었다. 8시40분쯤 갑자기 배가 왼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복도로 나오자 “가만히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다. 그 사이 배는 점점 기울어져 갔다.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뭔가 대처를 해야 하는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제가 구명조끼를 꺼냈죠.” 조군은 구명조끼를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복도 끝쪽에 있던 여학생 방을 찾아 다니며 조끼를 주며 “빨리 바깥으로 피하라”고 소리쳤다. 복도에서 혼자 울고 있는 어린 아이에게도 구명복을 입히고 옆에 있는 아저씨에게 구조를 부탁했다.



 얼마 뒤 구조헬기가 도착해 로프가 내려왔다. 배에는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조군은 주변의 여학생 2명을 먼저 로프에 실어 보냈다. 차오른 물 속에 있는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구명 로프를 던졌다.



 힘에 부쳐 잘 올라오지 못하는 여학생들은 주변의 아저씨들과 함께 끌어 올렸다. 구명조끼를 입고도 당황하는 친구들에게는 “물이 차오르면 바다로 뛰어 내리라”고 소리쳤다. 조군은 바닷물이 가슴에 차오를 때까지 버티면서 친구 10여 명 등 20여 명을 구한 뒤 자신도 구조선에 몸을 실었다. 조군의 어머니는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이다. 조군은 평소 육군 특전사에 입대해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말을 친구들에게 자주 했다고 한다.



 탑승객 김홍경(59·서울 화곡동)씨도 사고 현장의 영웅이었다. 2층 선실에 있던 김씨는 배가 기울자 곧바로 방에 있던 커튼 20여 장을 10m 길이로 묶었다. 기울어진 배에서 제일 위로 올라간 그는 배가 조금씩 가라앉자 커튼 로프를 아래쪽으로 던졌다. 학생들이 한 명씩 줄을 잡자 주변에 있던 30∼40대 탑승객 3명과 끌어올렸다. 높은 곳으로 구조한 학생에게는 “제일 꼭대기 사다리를 잡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자신의 무릎까지 바닷물이 차오를 때까지 20여 명을 구하고 구조에 나선 어선에 올랐다. 건축 배관 일을 하는 김씨는 이날 제주도에 있는 업체에 첫 출근을 하기 위해 배를 탔다 사고를 당했다. 긴박한 상황 속 구조하느라 아내에게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만 “배가 기울었다. 구명조끼 입었다”고 알렸다.



 침몰 사고 희생자인 선사 직원 박지영(22·여)씨는 배 위에 끝까지 남아 학생들을 대피시키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한 뒤 2012년 승무원으로 취업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생활해 왔다. 여자 몸으로 견디기 어려운 뱃일을 하면서도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아 주변에서 효녀로 불렸다. 박씨 어머니는 딸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아 오열했다. 어머니는 “지영아 이렇게 가면 어떡하니” “이렇게 가면 어떡하니” 하며 가슴을 쳤다. 유가족들은 “지영이는 평소 의리가 있고 자립심도 강해 집안의 기둥과도 같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경호·권철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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