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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달려간 엄마·아빠들 "너없이 어떻게 살라고 … "

16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 체육관에서 한 학부모가 뉴스속보를 보고 오열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16일 오후 5시 구조된 학생들이 머무른 진도체육관 앞. 서울에서 온 8대의 버스에서 학부모들이 내렸다. 체육관으로 뛰어들어간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찾아 헤맸다.



학생 325명 중 250명이 실종
생사 확인 못하자 잇단 실신·통곡
"전원구조" 학교 믿었다가 분통

 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우리 아들, 어디 있니” “막내딸, 너 없이 난 어떻게 살라고….” 아들딸의 생사를 확인 못한 학부모들은 땅을 치며 통곡했다. 자녀의 이름을 부르다 그대로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가는 부모도 있었다. 손순분(53)씨는 “3형제 중 막내가 제주도로 수학여행 간다고 좋아하며 손 흔들고 떠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살아 있다는 소식만이라도 들었으면 원이 없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또 “아들한테 구명조끼 입고 나간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생존자 명단에 이름이 없다”며 눈물짓는 아버지도 있었다.



 아들딸을 만난 학부모들은 말없이 자식을 껴안고 등을 쓰다듬었다. 오열하는 부모들을 의식해 기쁨을 감췄다.



 안산 단원고에서도 이날 오전부터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학부모들은 아침부터 가슴을 졸였고, 때론 천국과 지옥을 오가기도 했다. 오전 9시30분 학교에는 300여 명의 학부모가 모였다. 여기저기에서 통곡소리가 들렸다. “아이들과 통화가 안 된다”고 울부짖었다. 오전 9시49분 아들 서동진(16)군과 통화한 어머니는 “아들이 ‘배가 기울어졌다’고 한 뒤 통화가 끊겼는데 그 뒤엔 연락이 닿지 않는다. 정말 미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간혹 구조된 학생과 연결되면 학부모들이 우르르 몰려 “누구누구가 구조됐는지 이름을 불러 달라”며 애를 태웠다.



 오전 11시 학교 측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해경에 아는 분이 있어 확인해 봤는데 아이들이 모두 구조됐다”고 발표했다. 학부모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리며 박수를 쳤다. 경기교육청 또한 같은 발표를 했다. 하지만 한 시간이 채 안 돼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 측이 거짓말을 일삼는다”고 항의하며 교직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오전에 모였던 학부모들은 낮 12시쯤 학교와 안산시가 마련한 버스를 타고 구조된 학생들이 있는 전남 진도로 향했다. 오후엔 뒤늦게 소식을 들은 가족 등 250여 명이 모였다. 학교는 4층에 상황실을 마련해 구조가 확인된 학생 이름을 그때그때 모니터에 띄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 이름이 올라오는 속도가 더뎌졌다. 자녀의 이름이 나오지 않은 학부모들은 바닥을 치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실종된 김지인(17)양의 교실 책상엔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종이에 글을 적어 붙여 놓았다. “둘도 없는 친구 다흰이야. 너와 카톡을 이렇게 오래 안 하니까 너무 허전하고 쓸쓸해. 무사히 살아서 카톡해. 걱정 많이 하니까 무사히 돌아와줘 제발” 등의 내용이었다.



 세월호를 운항하는 인천 청해진해운 본사에는 일반 승객의 가족들이 찾아왔다. 오후 1시쯤 이곳에 온 지대진(43)씨는 “누나와 매형, 조카 둘이 탔는데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 7세 조카가 전화해 “사고가 났는데 움직이면 위험하다고 방송이 나와 안전벨트를 하고 앉아 있다”고 한 게 마지막 통화였다. 그 뒤 지씨는 TV 화면에서 조카 한 명의 모습을 봤다. 그러나 나머지 3명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해 발을 구르다 직접 진도로 향했다.



 단원고는 2학년 학생에게 설문해 제주 수학여행을 결정했다. 지난해에도 2학년 학생들이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갔다가 비행기로 돌아왔다. 단원고 측은 “갈 때 배 위에서 불꽃놀이 같은 이색 행사를 할 수 있어 지난해부터 배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2005년 설립된 단원고는 모두 1265명이 재학 중이다. 2학년 338명 중 325명이 수학여행을 갔다. 학교 측은 이날 진도에 학부모들이 타고 간 버스 8대 외에 5대를 더 보냈다.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학생들을 귀가시키기 위해서다. 학교 측은 18일까지 휴교하기로 했다.



진도=장대석 기자, 안산=임명수·이상화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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