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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 못할까봐 보내 … 사랑한다" 아들의 카톡

한 학생이 출항을 앞둔 15일 밤 찍은 세월호 내부 모습. [임명수 기자], [사진 탑승객]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 타고 있던 한 학생이 엄마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임명수 기자], [사진 탑승객]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 놓는다. 사랑한다.” 안산 단원고 2학년 신영진(16)군이 침몰하는 여객선 세월호에서 어머니 장미자(47)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배 안에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 어머니에게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한 것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상황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런 답을 했다. “왜..? 카톡을 안 보나? 했더니... 나도 아들~ 사랑한다.♥♥♥”

 상황을 알게 된 것은 20분 뒤. 언니가 연락해 “영진이가 단원고 다니지 않느냐. 사고 났다”고 알려서였다. 그제야 아들의 메시지를 이해한 어머니는 눈물을 쏟으며 학교로 향했다. 3시간쯤 지나 학교에 있던 장씨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수화기 너머 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군 어머니는 “뛸 듯이 기뻤지만 아이 소식을 모르는 다른 학부모 눈치가 보여 내색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가 기울고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학생들은 카카오톡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가족에게 사랑을 전했다. 불안해하는 가족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신모(17)양이 그랬다. 아버지에게 “아빠 걱정하지마. 구명조끼 입고 애들 모두 뭉쳐 있으니까. 배 안이야. 아직 복도”라는 문자를 보냈다. 아빠는 “구조 중인 건 알지만 침몰 위험이 있으니 바깥 난간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가능하면 밖으로 나오라”고 했고 신양은 “아니, 아빠. 지금 걸어갈 수 없어. 복도에 애들 다 있고 너무 기울어져 있어 못 나가요”라고 답했다.

 한 인터넷 카페에는 단원고에 다니는 사촌언니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내용을 동생이 올려놓았다.

 ▶16일 오전 7시36분 “언니 오늘 수학여행 간다며?? 잘 다녀와! 기념품 잊지마 ㅋㅋ”

 ▶오전 7시40분 “그래 알았닼 다녀올게♥”

 ▶오전 9시25분 “언니가 말야. 기념품 못 사올 것 같다..미안해..”

 ▶오후 4시31분 뒤늦게 메시지를 본 동생=“. ..? 그게 무슨?”

 언니가 구조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었다. 대화 내용을 본 이들은 “희망을 가지라”는 격려의 글을 올렸다. “꼭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제발 찾기를…희망을 빌어요” 등이었다.

 단원고 최성호(17)군은 트위터 친구에게 이런 글을 남겼다.

 ▶오전 9시20분 “배가 기울어졌어요 대혼란”

 ▶오전 9시59분 “침몰하는 거에 지금 타고 있다고요”

 ▶오전 10시3분 “살려달라고요”

 트윗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김웅기(17)군은 형에게 다급한 카카오톡 메시지로 현장을 설명했다. 맞춤법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메시지를 보냈다.

 ▶웅기=“형 지금 배타고 제주도가고잇엇(있었)는데 배가 뭔가에 부딛(딪)혀서. 배가안움직이고 구조대인가 뭔가오고잇데(있대).”

 ▶형=“크게 박살났어?”

 ▶웅기=“그건 내가실내에잇(있)어서 모르겟(겠)는데. 막 컨테이너떠렂고. 떠러지고(떨어지고)”

 ▶형=“배는? 가라앉고있어?”

 ▶웅기=“방안기울기가45도야. 데이터도 잘안터져. 근데 지금막 해경왓데(왔데).”

 ▶형=“그래 구조대오면 금방오니까. 괜히 우왕좌왕 당황할필요없고 천천히 정신차리고 하라는대로만 해. 시키는대로만 빨리움직임 된다. 데이터 터지면 다시연락 해 형한테. 시키는대로만하고 정신만 차리면 다된다. 마음 강하게먹고있어.”

  웅기군의 카톡은 이게 마지막이었다. 그 뒤 전화 연결도 되지 않는 상태다.

사고 당시 2학년 4반 39명이 나눈 채팅 내용. 담임 선생님이 “조끼 입을 수 있음 입고”라고 당부하자 한 학생이 “애들아 살아서 보자”라고 답했다. [임명수 기자], [사진 탑승객]

 담임선생님과 학생 등 39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선 서로를 챙기고 격려하며 걱정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오전 9시7분. 2학년 4반 담임선생님은 이 대화방에 들어와 “지금 상황 어때??”라며 아이들을 안심시켰다. 그러자 A양이 “아직 다친 애들은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9시10분 아이들은 선생님을 걱정했다. 김모군은 “선생님갠(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 담임선생님은 “얘(애)들아~ 움직이지 말고잇어(있어)~ 조끼 입을수 잇(있)음 입고”라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9시16분 선체에 물이 들어오자 김군은 “애들아 살아서 보자”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B군이 “전부 사랑합니다”라는 문자로 화답했다.

차상은·이가혁·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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