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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목요일] 수백만원 온몸 스캐닝? "비쌀수록 방사선 과다 노출"

[사진 shutterstock]


지난달 의사들이 갑상샘암 과잉 진단 실태를 공개한 뒤 다른 질환의 과잉 검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터져 나온다. 종합검진이 효도상품이 됐고, 이걸 안 받으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컴퓨터단층촬영(CT)의 방사선 노출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환자들은 헷갈린다. 갑상샘암 논란을 계기로 과잉 검진의 실상을 파헤치고 대안을 찾아본다.



커지는 과잉검진 논란
800만원 숙박검진, 자연 피폭량 8배
증상 없이 CT 촬영 득보다 실
간 검사하며 과음 여부 안 묻고
2년마다 유방암 검진 과잉 논란



종합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수백만원을 들여 온몸을 스캐닝(검진)하는 검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 검사에서 방사선에 지나치게 노출돼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이하 감시센터)는 16일 ‘의료방사선 노출 피해 예방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감시센터 이윤근 소장은 대형병원 10곳의 건강검진 상품 190개의 방사선 노출 정도를 조사해 공개했다. 10가지 검사에서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관상동맥 CT 조영술에서 가장 많은 16mSv(방사능물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가 나온다. 복부·골반 CT가 10mSv이다.



 고가(高價) 검진일수록 방사선량이 증가했다. 숙박 검진(2~4일, 400만~800만원)의 경우 평균 24.08mSv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연 방사선 피폭량(2.99mSv)의 3.7~8배에 달한다. 이 소장은 “숙박 검진 방사선량에 노출되면 인구 10만 명당 남자는 220.8명, 여자는 335.6명이 평생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고가 검사일수록 컴퓨터단층촬영이 많고, 방사선이 더 많은 양전자단층촬영(PET-CT, 13.65mSv)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암 정밀검진에서는 11.12mSv가 나온다.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6만6000명(숙박검진은 600여 명)이 종합검진을 받았다. 매출액이 800억원에 달한다. 이 소장은 “매년 반복적으로 종합검진을 받거나 CT 중복 촬영을 하는 게 문제”라며 “진료기록부에 방사선 노출량 기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영준 원자력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PET-CT를 찍은 뒤엔 애를 안지 말아야 한다”며 “증상 없이 검사를 하면서 방사선에 노출돼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했다.



 “조직검사를 해보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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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1월 서울 강북구 이진성(47)씨는 직장 건강검진에서 전립샘특이항원검사(PSA) 수치가 5.2로 정상(4)보다 높아 30만원을 들여 조직 검사를 했다. 검사가 끝나고 항문 부위가 부었다. 일주일 뒤 ‘이상 무(無)’로 나왔다. 이씨는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했다. 만약 미국이라면 이씨는 검사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2012년 5월 미연방예방의료조사위원회(USPSTF)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 54세 이하, 70세 이상은 PSA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고, 관련 학회는 해당 연령을 40세에서 55세로 높였다.



 유방암 검진도 과잉 논란에 휩싸였다. 배종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3월 대한가정의학회지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인구 10만 명당 유방암 발생률이 45세를 정점으로 줄기 때문에 국가 암 검진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40세가 넘으면 2년마다 검진하는데 이게 과하다는 뜻이다. 배 교수는 “유방암에 걸린 가족이 있는 고위험군만 검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USPSTF는 2009년 ‘50~74세 여성은 1년에서 2년으로 늦추고 50대 미만은 검진을 권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무차별적인 간 검사의 폐해도 있다. 회사원 김정태(30)씨는 2012년 2월 신입사원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정상보다 세 배 높게 나와 10만원을 들여 초음파·혈액 검사를 했다. 결과는 정상. 검진 전날 과음이 문제였다. 신상원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사가 상담을 통해 과음 사실을 알았다면 추가 검사를 안 해도 됐을 것”이라며 “가족력·생활습관 등의 상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자의 건강과민증도 문제다. 서울 강남구 김모(65)씨는 식후 배가 더부룩한 증상의 원인을 찾느라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을 돌며 내시경 검사를 했다. 1000만원이 들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건강에 집착하면 되레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의사의 진단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윤영덕 연구위원은 “종합검진 상품이 세트화돼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보니 불필요한 검사를 많이 한다. 특히 증상 없는 사람이 PET-CT를 찍는 것은 문제다. 복지부·대한의학회·의사협회가 하지 말아야 할 ‘DO NOT’ 리스트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문·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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