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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경찰 패면 안 되는 거 몰랐나?

후한 말 벼슬길에 나선 젊은 조조(曹操)가 일약 스타로 떠오른 사건이 있었다. 그가 낙양에서 경찰서장 격인 북부위로 일할 때였다. 당시는 ‘십상시(十常侍)’라 불리는 환관들이 국정을 흔들며 환관의 권세가 하늘을 찔렀다. 그러던 어느 날 조조는 환관 건석의 삼촌이 한밤중에 칼을 차고 돌아다니는 걸 보고 몽둥이로 패서 다스렸다. 그 자의 평소 행태가 그러했지만 환관의 권세가 무서워 아무도 제지하지 못했는데 조조가 나선 것이다. 이로써 그는 백성들의 환호를 받았다.



 18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선량한 시민들이 경찰에 바라는 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법자와 무뢰배들을 제대로 다스려 달라는 것이다. 한데 요즘은 어찌 된 게 무뢰배도 아닌 일반인들의 경찰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평범한 시민도 취했다며 패고, 판사도 패고, ‘골프여제’ 박인비 아버지도 파출소를 둘러엎고 경찰관을 때렸단다. 이쯤 되면 우리 사회는 선량한 시민들도 무뢰배와 무법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점을 향해 달리는 중인 듯하다. 한데 공권력이 물렁한 건지 우스운 건지 ‘경찰관 실컷 패신 분’들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다. 취객도, 판사도, 박인비 아버지도.



 박인비 부친 사건으로 요즘 검찰이 시끄럽다. 대검찰청이 제복 입은 공무원을 폭행한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해선 구속 수사하라고 진작에 일선에 지시했는데 이 사건을 맡았던 성남지청이 묵살하고 고이 보내 드리자 대검이 감찰에 나섰다. 한데 일각에선 이런 불평이 나왔다. “검찰총장 리더십이 안 먹혀 화풀이한다.” “대검이 내부 지시만 내리고 국민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으니 함정 아니냐.” 한번 묻고 싶다. 정말 경찰 패면 안 된다는 걸 몰랐나?



 최근 한 드라마에서 소방서에 거짓 화재신고를 하고 도착시간 내기를 하면서 세금 내는 시민이라며 큰소리치는 장면을 봤다. 드라마적 상상력? 아니다. 일선 얘기를 들으면 이런 파렴치한들은 의외로 많단다. 제복 입은 공무원 우습게 아는 게 온 나라 ‘전염병’이라도 되는 걸까. 내가 세금 내는 건 이렇게 공공 자원을 낭비하는 무법자들한테 콩밥 먹이는 데 쓰라는 이유도 있다.



대검의 ‘제복 입은 공무원 폭행에 대한 구속 수사 원칙’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바람이 있다면 평소 이런 범죄에 관용적이고 구속영장 발부에 인색했던 법원도 생각을 바꿔 동참했으면 하는 거다. 이러다간 맞는 경찰 보호하러 시민들이 나서야 할 판이다.



양선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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