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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미국으로만 유학 가나요

서울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낸 레이누아르 아르노 파리도핀대학 부총장은 “서울은 살아있는 생물 같다. 끝없이 진화하며 항상 새롭다”고 했다.
“자부심과 자만심은 다르지요. 프랑스인들이 프랑스어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은 자만심이 아닌 자부심입니다.”



파리도핀대 부총장 아르노
"프랑스도 영어강의 많고 학비 저렴"

 프랑스 파리도핀대학 부총장 레이누아르 아르노의 말이다. 최근 서울 프랑스문화원(원장 다니엘 올리비에) 초청으로 방한한 아르노 부총장은 유창한 영어로 “프랑스 대학에선 프랑스어로만 공부해야 하기에 문턱이 높다고들 생각하는 건 오해”라며 “석·박사 과정의 경우 ‘링구아 프랑카(lingua franca·전 세계 공용어)’인 영어 강의가 많은 대학에서 뚜렷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르노 부총장은 “프랑스 학계는 유럽뿐 아니라 다른 지역, 특히 아시아와의 시너지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다름은 삶을 풍부하게 만든다”는 게 이유다. ‘유학=미국행’이라는 한국 사회의 인식에 대해 아르노 부총장은 “통계를 중시하고 귀납적 연구 방법을 중시하는 미국 학계와 달리 프랑스는 연역적 사유를 중시한다”며 “미국이 나쁘고 프랑스가 좋다는 게 아니다. 둘 사이 차이점이 명확한데도 (유학이) 미국에만 쏠려 있는 현상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프랑스에서 교육은 오랜 기간 공공재로 인식돼 왔다. 교육을 받는 데 천문학적 돈을 내는 건 뭔가 잘못된 거라는 인식이 있다”며 “미국보다 유학 비용이 현저히 낮은 것도 프랑스의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아르노 부총장 본인이 한국에서 유년기 일부를 보내고 미국에서 공부를 했다. 스스로가 ‘다름의 융합’을 체험하며 자란 셈이다. 부모를 따라 서울에서 3년 동안 10대 초반을 보냈다는 그는 “지하철에서 자리 맡는 데는 내가 선수”라며 “아줌마도 무섭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도 또렷이 기억했다. “10·26 다음 날 수원 친구네 집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길거리에 탱크가 서있는 거예요. 전화도 되지 않고, 뭔가 큰일이 벌어졌다고 직감했죠. 탱크 사이를 걸어 간신히 집에 돌아갔어요.”



 프랑스문화원 창문 너머로 보이는 숭례문과 고층건물을 바라보며 그는 “파리에서도 바게트빵에 김치를 끼워서 먹기도 하고 한국엔 종종 온다”며 “서울의 진화를 목도하는 건 즐겁고도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나이를 물었다. 예의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짓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먹을 만큼 먹었어요(I’m old enough).” 



글·사진=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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