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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작년 말 현오석 "공기업 파티 끝났다" … 그리고 5개월, 그들은 버티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오른쪽)가 지난해 말 공공기관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경영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평균 연봉 1억1521만원, 1인당 복리후생비 1306만원.’

 국내 주식시장을 운영하는 한국거래소의 직원 처우다. 304개 공공기관 가운데 연봉과 복리후생이 단연 1위다. 기획재정부가 이런 과도한 처우가 방만경영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자 거래소 경영진은 3월 말까지 복리후생비를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개선 시한이 훌쩍 넘은 이달 중순까지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거래소 노조가 사측과의 협상을 거부해서다. 노조는 오히려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빼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거래소는 원래 민간기관이었다”며 “정부가 공공기관 지정을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 복리후생 협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기업 파티는 끝났다”(지난해 11월 14일)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개혁 선언 뒤 5개월이 지났는데도 공공기관 방만경영 개선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 반대에 부닥쳐 복리후생을 줄이기 위한 단체협약 개정을 못해서다. 16일 본지가 정부가 핵심 개혁 대상으로 꼽은 38개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한국거래소를 포함한 16개(42%) 공공기관 노조가 복리후생비 삭감을 거부하고 있다.

 반면 노사가 합의를 이뤄낸 공공기관은 6곳에 그쳤고, 21곳에서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석탄공사처럼 아직 개선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관도 있다. 이들 기관은 ▶고교 자녀 무제한 학자금(코스콤) ▶퇴직예정자에게 순금 지급(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구조조정 시 노조 합의(지역난방공사)처럼 일반인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복리후생 단체협약을 맺어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노조가 복리후생비 삭감을 거부한 기관 16곳 가운데 3곳(거래소·예탁결제원·조폐공사)은 정부시한을 넘겼다. 주식 보관 업무를 하는 예탁결제원은 유재훈 사장이 “죽을 각오로 복리후생비를 줄이겠다”며 나섰지만 “정부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노조에 막혀 있다. 조폐공사 노조는 신임 사장 선임 뒤에 협상하겠다며 일정을 뒤로 미루는 바람에 시한을 넘겼다.

 나머지 13곳은 상급단체인 산별노조에 협상권을 넘기는 방법을 통해 사실상 협상을 거부했다. 개별 노조가 대응할 때는 정부나 사측에 밀릴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규모가 큰 상급단체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한국노총·민주노총 소속인 상급단체들은 공공기관 노조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만들어 공공기관 사측이 아닌 기획재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단호한 반대 태도를 취하고 있다. “노사 당사자가 풀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기재부는 협상 파트너가 될 수 없다”(정향우 기재부 경영혁신과장)는 것이다.

 복리후생비를 시한 내에 목표치만큼 깎지 못한 공공기관장은 6월 조기평가와 9월 중간평가를 통해 해임될 수 있다. 이러자 일부 공공기관 노조에서는 “기관장 해임이 직원들과 무슨 상관이냐. 끝까지 버텨서 복리후생비를 지켜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직원들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정향우 과장은 “방만경영 개선에 실패한 기관의 직원들은 내년에 성과급을 한 푼도 안 주는 것은 물론 임금을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태경·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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