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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안 이씨 집성촌 … 민속마을서 전통 체험해 보세요

외암리 민속마을 전경. 이곳엔 다른 민속촌과 달리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다리 건너 구릉지 길을 따라 집들이 독특하게 자리잡고 있다


충청지역에는 선조의 발자취를 되새길 만한 곳이 많다. 그곳을 찾아 역사의 향기를 맡으며 나를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영관 순천향대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명소명인(名所名人) 기행’을 통해 우리를 그곳으로 이끈다. 첫 회는 외암리 옛길이다. 이 교수는 리더십 연구가로도 유명하다.

이영관 교수의 명소명인 기행 ① 송악 외암리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를 방문하려면 마을 앞으로 흐르는 반계를 건너야 한다. 반계는 현실세계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관문처럼 느껴진다. 돌다리를 넘어서면 다양한 형태의 장승들이 인사를 건넨다. 건재고택을 제외한 마을의 돌담길은 꾸밈이 없고 올망졸망한 돌들을 얼기설기 쌓아놓아 자연스러운 멋을 풍긴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차령에서 서쪽으로 뻗어나간 줄기가 북으로 떨어져 광덕산이 되고, 또 뻗어서 설화산이 됐다고 설명한다. 설화산은 하늘에 높이 솟아 그 모양이 우뚝 솟은 홀(笏)과 같다. 또 ‘동남쪽에 있는 길방(吉方)’이라고 하는 까닭은 아산(온양) 여러 마을에서 학문에 현달한 선비가 많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지명총람』에서도 설화산은 ‘문필산봉’이라 했다. 이 산 밑에서 많은 학자가 난다고 소개했다.



설화산 자락에 자리한 외암리는 17세기 후반기 이사종의 5세손인 외암 이간대에 이르러 예안 이씨 집성촌으로 변모했다. 이간은 송시열의 수제자로서 과거시험에 뜻을 두지 않고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전념한 선비였다.



 이제는 관광지가 된 외암리 민속마을은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민속촌이다. 이 때문에 민속 체험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데, 민속관을 방문하면 주민들을 의식하지 않고 이 마을의 전통문화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다듬이질에 동참할 수도 있다. 외암리 민속관은 보여주는 이와 보는 이가 구분돼 있는 용인민속촌과 달리 민속마을의 고유성을 경험해 보고 싶은 관광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다.



외암 이간 선생이 태어난 건재고택(建齋古宅)이다.
외암 이간 후학 위한 강당 세워 ‘강당골’



인근 강당골은 외암리를 제외하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살지 않고 몇 가구씩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데, 지명이 붙여진 스토리가 흥미롭다. 마을 모퉁이에 돌이 많은 곳은 돌모랭이, 강당 뒤쪽의 된 지대에 있는 마을은 된갈막, 강당 위 동남쪽 산속에 있는 마을로 미역 같은 취가 많이 난다 해서 멱시, 멱시 위 동쪽에 절이 있었기에 절골마을, 강당 아래에 학이 집을 짓고 살았다고 해 학다마을 ….



 이 일대가 강당골 마을로 불리게 된 것은 조선 영조 때 외암 이간이 강당을 짓고 후학 양성에 매진한 것에서 유래됐다.



산책로 따라 걷다 보면 욕망 사라져



외암리 일대 산책로는 사색하기에 좋은 곳으로 광덕산 등산로와 연결된다.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강당골 주차장은 등산객들과 MTB 동호회원 등 다채로운 모습이 중첩되는 곳이다.



 주차장에서 400여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강당사까지는 경사가 완만하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강당사는 이간의 문집인 『외암유고』를 새겨놓은 목각판이 보관된 곳이다.



사색이란 산책하거나 여행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마음속에 이글거리는 탐욕과 시기·질투를 내려놓는 활동이다. 부정적인 욕망과 본능에서 벗어나면 창조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된다.



 사색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적이라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여행하며 사색하는 습관은 혼돈된 마음을 정화하고 세상살이의 불평불만과 고통을 야기하는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은 아름다운 공간 속에서 자유로운 정신세계로 빠져들기 쉽고, 전통문화의 혼이 살아숨쉬는 공간 속에서 문화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창조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가 넘쳐나게 된다.



이영관 교수



◆ 1964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한양대 관광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기업윤리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넬대 호텔스쿨 교환교수, 국제관광학회 회장, 한국여행작가협회 감사 등을 지냈다. 현재 순천향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다. 주요 저서로 『조선의리더십을 탐하라』『스펙트럼 리더십』『한국의 아름다운 마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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