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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의 세계 속의 한국] 민주 독재

크림반도 합병 이후 80%를 넘어선 지지율을 등에 업고 푸틴은 점차 전제군주 차르가 되어간다. 소련 해체 이후 실종된 ‘조국의 영광’을 재현하는 그에게 러시아가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그에게 비판적인 시위를 하려면 감옥행을 각오해야 하고 비판적인 언론은 폐쇄되며, 반푸틴 시민단체(NGO)들은 ‘외국 간첩’으로 몰리게 된다. 푸틴처럼, 서방의 안목으로는 비민주적인 지도자와 큰 흠결과 잘못된 과거를 지닌 지도자들이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권좌에 오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터키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의 에르도안 총리는 여러 스캔들과 사건에 연루되었음에도 최근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헝가리 집권당 국민연합(Fidesz)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헌법과 국민권익 침해에도 야당 후보를 거의 더블 스코어로 따돌리고 세 번째 집권에 성공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그는 2018년까지 도합 12년 동안 헝가리를 이끌게 된다. 2011년 민중혁명으로 무바라크 군사독재를 쓰러뜨린 이집트의 유권자들은 압둘파타흐 시시 장군을 선출함으로써 또다시 군을 선택하였다. 종신제를 꿈꾸는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도 1991년 취임한 이래 벌써 23년 동안 권좌에 앉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민주주의를 존중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우파 지도자들이란 점이다. 민주주의 형식만 갖추었지 비민주적인 통치를 하거나 독재자에 가까운 인물들이다. 세계적으로 보수·우파가 대세를 이루고 진보·좌익세력이 설 입지는 좁아져 간다. 프랑스·네덜란드 등에서 극우세력이 뚜렷한 상승세이고 일본에서는 아예 집권하기도 했다. 극우세력은 이제 우파의 적이 될 정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 헝가리 선거에서 승리한 오르반 총리는 그가 앞으로 싸워야 할 가장 큰 적대 세력이 바로 극우정당 조빅(Jobbik)이라고 지목했을 정도다.



 세계가 우경화하며 극우세력이 커져가는 것은 글로벌화의 피로현상이기도 하다. 지구촌 시대가 열려 외국 노동자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덩달아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일자리를 빼앗기고 더욱 가난해진 젊은이들의 분노가 대거 극우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힘있고 당당하며 희망 있는 내일의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에게, 독재자가 될 위험성이 있는데도 무한대의 힘을 실어준다. 아무리 보아도 세상은 우리가 배우고 지향해온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로 향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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