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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선 여론조사 부작용,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돼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서 여야는 모두 여론조사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20~50%를 반영하고 나머지는 당원과 국민 선거인단 투표로 채운다. 제주지사 후보 경선에서는 새누리당이 예외적으로 100% 활용해 특정인(원희룡 전 의원)을 위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영·호남에서는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확률이 매우 높다. 공천에서 적극 활용되는 여론조사가 지방자치 장이나 의원을 만들어내는 힘센 장치가 된 셈이다.



 여론조사 영향력이 커지자 이를 조작하려는 유혹도 강해진다. 대표적인 불법이 착신전환이다. 이는 유선전화를 대거 사들여 소수의 휴대전화로 착신전환을 해서 여론조사에 ‘조작적으로’ 응답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성별·연령대별 비율까지 조작할 수 있다. 군(郡) 같은 작은 지역에선 전화 수백 대만 확보하면 여론조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모두 일부 후보자가 착신전환을 이용해 여론조사를 조작한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선관위는 이런 방법을 사용한 혐의로 새누리당 포항시장 예비후보를 고발하기도 했다. 착신전환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0년 민주당 완주군수 후보 경선에서 휴면전화 2000개 회선을 재개통한 후 30여 개의 휴대전화에 착신토록 했던 후보가 구속됐다. 2012년 총선에서는 서울 관악을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보좌관이 일반전화 190대를 개통해 휴대전화로 착신전환했다가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이정희 당시 통진당 대표는 단일후보직을 사퇴했다.



 여론조사는 당원이나 국민 선거인단의 투표에 비해 허점이 많다. 응답자가 출마자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졌는지가 불투명하고, 성(性)·연령·지역별로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고, 구조적으로 오차가 있는 데다, 착신전환 등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이런 한계 때문에 여론조사는 정책 결정의 참고자료 정도로 활용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한국에선 아예 ‘투표 대용(代用)’으로 자리 잡았다. 선진국에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 선진국에선 당원 투표로 공천자를 정한다. 한국은 당원 제도가 부실해 여론조사를 공천의 주요 수단으로 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도 여론조사는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여론조사 조작을 줄이려면 ‘안심번호’ 같은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 방송통신위 같은 기관이 이동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유권자 휴대전화 번호를 여론조사기관이 안심번호(예: 0505-500-1234) 형태로 받는 것이다. 이런 번호는 조사 후 없어지므로 개인정보가 보호된다. 유권자 개인에게 바로 전화가 발신되기 때문에 착신전환도 소용이 없게 된다.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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