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신뢰사회 허무는 보험사기, 벌금형 솜방망이 처벌 많다

생명보험협회는 보험사기 적발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매년 경찰을 대상으로 보험범죄 아카데미를 진행 중이다. 손해보험협회와 공동으로 운수업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보험사기 방지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생명보험협회]

#1 사무장 장모씨 등 8명은 고령의 의사를 고용해 숙박업소형 사무장 병원을 차리고 허위 진료기록부를 이용, 요양급여금 1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또 입원료 명목으로 1일당 4만~12만원씩 받고 허위로 문서를 발급, 101억원의 민간보험금을 부당 청구하도록 방조했다. #2 박모씨는 보험금을 노리고 미혼모 사이트에서 만난 김씨와 결혼했다. 임신 중이었던 김씨와 혼인신고를 마친 뒤 아내 명의로 3개 보험을 가입했다. 박씨는 운전연수를 핑계 삼아 아내를 유인한 뒤 살해했다. 박모씨는 보험금 총 4억4000만원 가운데 2억원을 수령했다. #3 김모씨는 2011년 100억원에 병원을 인수한 뒤 불법수술, 허위환자 유치, 요양급여 부당청구 등의 수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했다. 김모씨는 의사자격이 없는 의료기기업체 직원이나 간호조무사 등에게 불법 수술을 하게 해 요양급여 12억원 상당을 부당 청구했다.

생명보험협회

보험사기 수법이 날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보험사기 규모는 2010년 기준 3조원을 넘어섰다.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2011년 4236억5400만원에서 2012년 4533억3400만원, 지난해 5189억6000만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보험사기에 가담한 인원은 2011년 이후 연평균 약 7만8000여 명에 달한다.

벌금형 선고비율 절반 넘어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생명보험협회와 관련 업계는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왔다.

 생명보험협회(이하 생보협회)는 보험사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제공한다. 생보협회는 2007년부터 단기간 집중가입자나 소득·직업 대비 과다가입자 등을 심사하는 보험계약정보통합시스템(KLICS)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보험사기자 혐의점 분석 시 기초자료를 제공하거나 부당 보험금 지급 방지를 위한 지급심사 등에 활용되고 있다.

 생보협회는 매년 경찰을 대상으로 보험범죄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2011년에는 검찰 수사관을 대상으로 한 보험범죄 아카데미를 처음 열었다.

이외에도 보험사기 조사자를 위한 보험사기 방지 지방순회 교육 및 금융감독원·손해보험협회 공동으로 운수업 종사자 및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보험사기 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보험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교육뿐 아니라 공공매체 및 캠페인을 통해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홍보를 적극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보험범죄 아카데미에 참석한 이재용 생보협회 상무, 김혜경 보험범죄전담대책반 사무관, 감명상 손보협회 부장(가운데) 및 관계자들. [사진 생명보험협회]

징역형은 계속 감소세

 생명보험 업계는 2002년 2개사의 보험사기 조사전담인 특별조사팀(SIU·Special Investigation Unit)을 꾸렸다. SIU를 만든 곳은 현재 19개사로 늘어났다. 생명보험업계 연도별 SIU 조사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173명으로 2006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여기에 금감원·협회·업계 공동 TF가 구성되면서 문제 병원에 대한 조사도 활발해졌다. 보험범죄 신고포상금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보험업계 및 보험사는 지난해 4080명의 신고자에게 23억여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보험업계 측은 “보험범죄 신고 활성화를 위해 신고 포상금 지급상한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고 보험설계사 및 의료기관 내부 고발자의 제보에 대해 포상금의 50%까지 인센티브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형법상 별도 보험사기죄 신설, 엄벌해야”

 정부도 보험범죄 근절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2009년 7월 검찰·경찰·금감원 등 9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보험범죄전담 대책반을 서울중앙지검에 설치했으며, 지난 1월 21일 대책반 활동 기간을 2년 연장한 바 있다.

한편 보험사기죄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의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난 3월 열린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형법 개정 방안 공청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법 개정을 요구했다. 현행법에는 보험사기를 직접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노명선 성균관대 교수는 “보험사기를 사기죄로 처벌하려면 입증이 어렵다”며 “보험사기는 보험의 사회적 기능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기죄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홍 금융위원회 보험과 과장은 “보험업법 또는 형법상 별도의 보험사기죄 신설, 예비·음모의 처벌은 국회 입법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명보험협회도 보험사기범들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현재 보험사기에 대해 분명한 정의가 없고 일반 사기죄보다도 처벌이 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보험사기범의 벌금형 선고비율은 2012년 51.1%로 일반사기범의 벌금형 선고비율보다 2배 정도 높았다. 그러나 보험사기범에 대한 징역형 선고 비율은 2002년 25.1%, 2007년 24.7%, 2012년 22.6%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김학용 의원은 “보험사기는 사람들이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사전적 예방이 중요하다”며 “형법에 보험사기 죄목 및 예비·음모죄까지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만화 객원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