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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울리는 '암 곡선'

한국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젊어서 암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11년 신규 암환자 평균 나이는 여성이 56.6세, 남성이 62.4세였다. 여성이 5.8세 젊었다. 25~49세 암환자는 여성이 3만5602명으로 남성(1만5943명)의 2.2배였다. 과잉진단 논란이 있는 갑상샘암을 제외해도 1.5배다. 고려대 의대 안형식(예방의학) 교수는 “젊어서 한창 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울 나이에 암에 시달리는 여성이 두 배 많은데, 이로 인해 가정이 흔들리고 경제활동에 차질이 생겨 사회 전체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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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 사는 한모(35·여)씨는 2011년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10년 경력의 컨설팅 일을 그만뒀다. 치료가 잘돼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져 재취업을 시도했다. 여러 군데에 최종 합격했지만 건강검진 가슴 엑스레이 검사에서 폐암이 드러나 합격이 취소됐다. 한씨는 “이제는 시간제 일자리라도 가지려고 목표를 낮췄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정이 흔들리는 일도 다반사다. 이모(35)씨는 지난해 유방암 2기로 진단받고 한쪽 가슴을 절제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며 초등학생 딸(10)과 유치원생 아들(7)을 키우고 있다. 남편은 해외출장이 잦아 생활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씨는 “아이들이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할 때에 남들처럼 못해 주는 게 속상하다”며 “남편이 미국 출장 갔을 때 집에서 밥을 하다 친정 엄마한테 전화해 목 놓아 울었다. 그동안 너무 괜찮은 척했나 싶어 서러웠다”고 말했다.

 여성 암환자가 젊은 이유는 비교적 발견이 쉬운 갑상샘암·유방암·자궁경부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2011년 유방암(5643명)과 자궁경부암(940명)은 40대 환자가 가장 많았다. 서울대병원 허대석(종양내과) 교수는 “선진국은 연령이 높을수록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지만 우리는 40, 50대가 더 많고 암의 예후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암들이 생존율(유방암 91.3%, 자궁경부암 80.1%)이 높다고는 해도 암인 이상 수술을 하거나 항암치료·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해 유방절제·불임 등의 여성성 상실을 피하기 어렵다. 연세대 의대 박은철(예방의학) 교수팀이 2008~2012년 정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40~59세 여성 암환자의 이혼율(6.3%)이 같은 연령대 남성(2.3%)의 2.7배에 달했다.

 암 발생률은 55세를 넘으면서 남성이 여성을 역전한다. 그 이후 60대에 남성 암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80~84세에 정점에 이른다. 60대 이후는 이미 은퇴한 시점이어서 진료비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 호서대 이인정(사회복지학) 교수는 “남성 암환자는 대개 전업주부 아내의 헌신적인 보살핌을 받는 점에서 여성과 차이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젊은 여성 암환자를 돌보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여성 암환자를 남편이 돌볼 수 있게 고용보험에서 유급 간병휴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은 “젊은 여성들이 암에 걸리면 임신·출산 기능이 떨어져 개인적·사회적 비용이 크다. 또 젊은 나이에는 질병을 받아들일 만큼 감정적으로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젊은 여성 암환자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박현영·장주영·김혜미·이서준·이민영 기자
◆국립암센터·중앙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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