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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세탁소는요?" 버나드 박 드라마, 여심 울렸다

순박한 웃음과 매력적인 목소리의 버나드 박. 고생하는 부모를 걱정하는 착한 교포 청년의 이미지로 방송 내내 팬덤의 지지를 이끌었다. 탁월한 가창력을 기반으로 ‘K팝스타’ 시즌3 우승자가 됐다. [사진 SBS]

Mnet ‘슈퍼스타K’의 부진, MBC ‘위대한 탄생’의 폐지 등 오디션 프로의 약세 속에 SBS ‘K팝스타’가 드물게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톱2의 최종 경연이 펼쳐진 13일 평균 시청률은 9.5%(닐슨코리아). 동시간대 MBC ‘아빠 어디가’(7.6%)를 눌렀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인터넷 등에서 회자된 화제성은 시청률을 훨씬 웃돌았다.

 매력적인 보이스로 여성팬들의 지지를 받아온 버나드 박(21)은 심사위원 점수에선 2위 샘 김에게 4점 뒤졌지만, 60%를 차지하는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결과를 뒤집었다. 2위에 머물렀지만 샘 김(16) 역시 팬들이 많았다. 버나드 박이 “저음·중음·고음이 부드럽게 펼쳐지는, 가요계에는 없는 매력적인 음색”(유희열), “맞으면 죽는 핵주먹 같은 목소리”(박진영)를 선보였다면, 샘 김은 함춘호가 극찬한 기타 실력과 끼로 큰 점수를 받았다. “신들린 것처럼 갈수록 무대 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유희열)는 평도 나왔다. 톱2 외에 나머지 출연자들의 기량도 골고루 뛰어났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기량 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오디션만의 또 다른 흥행 비결이 있는 듯하다. ‘K팝스타’ 시즌3의 성공 요인을 통해, 성공하는 오디션 프로의 법칙을 찾아본다.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내공있는 심사평을 들려준 심사위원 박진영, 양현석, 유희열(왼쪽부터).
 성공하는 오디션 프로의 뒤에는 늘 출연자의 감동적인 스토리텔링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재미교포 버나드 박은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방송 내내 세탁소를 하면서 고생하는 부모님을 걱정하는 착한 교포 청년의 이미지가 각인됐다. 슬픔이 배어있는 듯 호소력있는 목소리는 그의 개인적 배경과 맞물려 더욱 절박하고 진정성있게 들렸다. 자신을 응원하러 한국에 온 부모를 만나자마자 던진 첫 마디 “세탁소는 어떻게 하고요?”는 결정타였다. 요즘 젊은이답지 않은 순수한 교포 청년의 성공을 지지해주고 싶다는 대중의 열망이 ‘버빠(버나드 박의 광팬이라는 뜻)’를 양산했다.

 이는 2010년 슈퍼스타K 시즌2에서 환풍기 수리공 출신 허각이 재미교포 엄친아 존 박을 눌렀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방송 초기 외모나 배경 면에서 존 박의 ‘들러리’가 될 것처럼 보였던 허각은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예상 밖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두 사람의 대결에서 ‘공정 경쟁을 통한 사회적 약자의 성공담’을 보고 싶어한 대중의 지지 덕이다.

 오디션 프로의 기본은 노래지만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서려면 노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화평론가 김주옥씨는 “출연자의 음악적 실력에 더하여 감동적인 스토리텔링과 캐릭터가 밑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했다.

 #경쟁보다 성장 드라마

미국에서 아들을 응원하러 한국에 온 버나드 박의 부모가 객석에 앉아있다. [사진 SBS]

 10~20대초반 어린 참가자들이 나오는 ‘K팝스타’ 시즌3는 ‘성장’을 강조했다. 승승장구하기보다 부침을 겪고, 실패를 이겨나가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톱2 버나드 박과 샘 김은 모두 탈락 위기에 처했다 기사회생했다. 톱3에서 이들과 겨룬 권진아는 처음에는 주목받지 못하다가 급부상했다. 권진아는 시즌2 지역 예산 탈락자이기도 했다. 타고난 끼와 그루브감에도 불구하고 경연 초기 기본기 부족을 지적받은 샘 김은 방송을 통해 날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디션 프로가 출연자들 사이의 무한경쟁을 관찰하며 즐기는 구성이지만 경쟁이 다는 아닌 것이다. 서툰 한국어 때문에 가요에서는 영 실력발휘를 못했던 버나드 박의 한국어가 조금씩 느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줬다.

 #멘토링 재미도 한몫

 Mnet ‘슈퍼스타K’와 MBC ‘위대한 탄생’이 오디션 프로의 붐을 형성할 때 그 배경엔 멘토링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슈퍼스타K’에서의 이승철과 ‘위대한 탄생’에서 김태원의 활약은 프로그램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했다.

 이번 SBS ‘K팝스타’ 시즌3에서도 그런 점이 발견된다. 기존 멤버인 양현석(YG)·박진영(JYP) 외에 새로 가세한 심사위원 유희열(안테나 뮤직)의 활약이 돋보였다. 유희열은 아이돌 이미지가 강한 K팝에 인디와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덧입혔다. 아이돌 댄스에 국한된 K팝의 음악적 폭을 다양하게 넓힌 것이다. 특히 그가 자신이 멘토링한 홍정희가 탈락했을 때 펑펑 우는 장면은 시즌3의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날카로운 분석과 따뜻한 위로가 결합된 그의 심사는, 그간 국내 오디션 일반의 특징인 ‘독설’을 넘어 멘토링의 본질을 일깨웠다는 평이다.

 #여성 팬덤도 변수

 시즌1에서 박지민, 시즌2에서 악동뮤지션을 우승자로 배출한 ‘K팝스타’ 시즌3는 남-남 대결구도로 결승전을 맞았다. 유력한 우승후보의 하나였던 권진아와 여성 보컬 3인방 짜리몽땅은 고배를 마셨다. 시청자 문자투표가 단순 인기투표는 벗어났지만, 상대적으로 여성팬들이 많은 남성 출연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그간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K팝스타’까지 총 11회 방송분 중 여성이 우승한 것은 유일하게 여-여 구도였던 ‘K팝 스타’ 시즌1 뿐이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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