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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시계주얼리 박람회 ‘바젤 월드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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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경우 1960년대 스타일이 대세였다. 과거의 향수(鄕愁)가 신기술과 신재질로 재탄생했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마크II는 60년대 말 모델의 리뉴얼이다. 롤렉스는 빨간색과 파란색을 반씩 넣은 세라크롬 베젤의 오이스터 퍼페츄얼 GMT-마스터Ⅱ와 데이트와 듀얼 타임 기능을 삽입한 첼리니를 출시했다. 튜더 또한 60년대의 모델을 리모델링한 튜더 헤리티지 레인저를 내놓았다.
색상도 다양해졌다. 푸른색과 회색이 주된 컬러톤인 가운데 녹색이 새 컬러로 부상했다. 시계의 다이얼과 서브 다이얼은 메탈판이나 에나멜을 사용하는 반면 베젤 부분은 세라믹이나 보석세팅으로 강조했다. 인덱스와 시침 같은 부분도 눈에 띄는 색상으로 마무리했다.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해 브라질 국기색인 녹색과 노랑색을 사용한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올해 시계 트렌드의 정점은 나토(NATO) 스트랩이다. 나일론을 짜서 만든 나토 스트랩은 메탈이나 가죽끈에 비해 가벼울뿐더러 땀과 물에 강해 군용으로 사용되던 재질이다. 경제성은 물론 기존 가죽이나 메탈 스트랩의 지루함을 순식간에 개성 있는 패션시계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오메가나 브라이틀링 같은 하이엔드 워치 회사는 물론 중저가 제품 회사들까지 부담 없이 사용하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흰색부터 무지개색, 갈색과 어두운 회색까지 표현할 수 있는 자개는 다이얼 디자인에 빠질 수 없는 아이템. 올해에도 조개를 자르거나 조각해 한층 더 풍부한 디자인을 표현했다. 샤넬은 형태별로 얇게 절단한 흰색 자개에 조각을 하거나 층층으로 쌓아 입체감을 나타낸 마드모아젤 프리베 코로망델 워치를, 해리윈스턴은 파스텔톤의 자개를 모자이크로 조각해 다이얼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시계의 무게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사람에겐 희소식이 있다. 지난해 유행이 핑크 골드 워치였다면 올해의 선택은 티타늄이다. 레이몬드 웨일의 나부코 리볼루션 II나 버버리의 브리튼 듀얼 타임, 빅토리녹스의 다이브마스터 500등이 대표적이다.
불가리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빌리옹 무브먼트를 개발, ‘불가리 옥토 피니시모 투르빌리옹 워치’를 출시했다. 무브먼트 두께는 스위스 5프랑 동전보다도 얇으며 케이스 두께는 5mm가 채 안 된다.
천연석 세팅한 보석 대거 등장 … 스마트워치도 관심
주얼리에 사용되는 보석의 품질은 높아졌다. 지난 10년 동안 대량 사용되던 질 낮은 슬라이스 다이아몬드와 커런덤(루비나 사파이어)이 부쩍 줄어든 대신 등급이 높고 처리되지 않은 천연석을 세팅한 주얼리가 진열장을 가득 메웠다.
말띠 해를 맞아 말을 주제로 한 제품도 쏟아져 나왔다. 율리스 나르덴이나 볼케인 같은 브랜드는 다이얼에 말 형상을 삽입했다. 중국 주얼리 회사 TTF,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코인, 독일의 슈레이너 같은 주얼리 브랜드 역시 다양한 말 형상 보석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수집가들을 위해 정교하게 제작된 오브제와 조각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바젤의 하이라이트는 런던 주얼리 회사 그라프의 주얼리 시계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110 캐럿의 천연 팬시컬러 다이아몬드를 일일이 연결해 제작한 이 주얼리 팔찌 시계는 무려 5500만 달러(약 581억원)에 상당해 올해 방문객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됐다.
스마트워치에 대한 관심도 급부상 중이다. 일본 브랜드 카시오의 G 쇼트 프리미엄GPW-1000 GPS 에비에이터는 세계 최초로 GPS 수신을 받아 지구상 어디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스스로 맞추는 기능을 담았다. 역시 일본 브랜드인 시티즌의 주력모델 에코 드라이브 사텔리트 웨이브 F100 워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위성 신호를 받아 어디에서든 정확한 시간을 표시한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브랜드의 역사나 럭셔리한 이미지와 상관없이 무한한 가능성이 널린 시계 시장의 미래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