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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간판 달고, 약사 가운 입고 … 홍대 앞 칵테일 바

왼쪽 서울 서교동 홍익대 앞에서 운영 중인 칵테일 바 ‘R클럽 약국’ 내부. 바텐더들이 흰 약사 가운을 입고 ‘Pharmacy(조제실)’에서 칵테일을 만든다. [오종택 기자]


‘Pharmacy(조제실)’라고 적힌 곳에서 흰색 가운을 입은 남자들이 뭔가를 제조하고 있다. 여기저기 약 봉투가 흩어져 있고, 각 테이블에는 형형색색의 칵테일이 놓여 있다. 적십자 표시가 있는 약병이 조명처럼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다.

약사법 개정으로 폐업 기로에
"업종 다른데 과도한 규제" 지적도



 서울 서교동 홍익대 앞 ‘R클럽 약국’ 내부 풍경이다. 인테리어만 봐선 언뜻 약국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1인당 1만5000원에 무제한으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술집이다. 안주는 약 봉투에 담아주는 젤리가 전부인 순수 칵테일 바다.



‘R클럽 약국’의 외부 간판. [오종택 기자]
  2012년 이 술집을 개업한 안영필(44) 대표는 “친구들과의 한잔 술이 명약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약국 컨셉트의 술집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이 술집은 이색적인 인테리어 덕분에 입소문이 났다. 지상파 방송과 일본·중국 매체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주말에는 1~2시간씩 기다려야 자리에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매출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술집은 간판을 내려야 할 처지다. ‘약국’이라는 말이 포함된 상호 때문이다. 홍익대 인근 골목에 위치한 이 술집은 흰색 바탕에 적십자가 그려진 입간판을 세워놓고 있다. 간판에는 ‘R클럽 약국’이라는 상호와 ‘무제한 칵테일 1인 1만5000원(안주 반입 가능합니다)’이라는 홍보 문구가 적혀 있다.



 문제는 ‘약국’이라는 말을 약국이 아닌 술집 간판에 사용할 수 있느냐다. 지난해 7월 대한약사회는 마포구청에 “해당 술집이 일반 약국과 혼동돼 약국의 이미지를 해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구청 측은 민원을 받아들여 13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술집 측은 “간판에 ‘칵테일’ ‘안주’ 등과 같은 표현이 병기돼 약국으로 착각할 일이 없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서울 행정법원은 지난해 11월 6일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같은 달 25일 당시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등록된 약국이 아니면 약국과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월 20일 1심 판결에서 “약국이란 명칭 사용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고 기존 약국과 혼동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술집의 손을 들어줬다. 마포구청은 곧바로 항소장을 접수했다. 하지만 2월 28일 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약사회와 술집의 희비는 다시 한번 엇갈렸다. 대한약사회는 법안 통과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안영필 대표는 “법이 몇 달 새 손바닥 뒤집듯 바뀔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반발했다. 법 개정으로 법원 판단이 달라질 경우 헌법소원 제기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글=구혜진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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