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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공천 찬성 유도하는 질문 … "누가 봐도 편향"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무공천 여부를 결정지을 당원투표와 국민여론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한다. 하지만 설문 문항을 둘러싸고 ‘편향 시비’가 일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설문의 구성과 내용, 길이 등이 정당공천 찬성으로 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문의 가치중립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이다.



새정치연합 여론조사 오늘 발표
"공천 안 하면 불공정 선거" 표현
"새누리가 공약 어겨" 정당성 부여
전문가 "문항 자체가 중립성 훼손"

 새정치연합은 9일 하루 동안 기초선거에 대한 무공천 유지 여부에 대해 동일한 질문을 주고 당원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실시했다. 당원투표는 권리당원 약 36만 명을, 여론조사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중 새정치연합 지지자와 무당층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새정치연합은 설문 결과를 토대로 당의 공천 여부를 10일 최종 결정한다. 하지만 설문 문항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오후 1시25분, 한 당원의 휴대전화로 걸려온 ARS(자동응답 시스템) 투표 설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녹음 목소리=“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은 기초공천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새누리당은 공천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는 상황에서 공천을 안 하면 불공정한 선거가 되므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더라도 애초의 무공천 방침대로 공천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다음 의견 중 어디에 공감하십니까?”



 다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설문 문항 자체가 중립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새누리당은 공천을 강행하고 있다” “공천을 안 하면 불공정한 선거가 되므로”라는 표현은 현재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공천=공정’, ‘무공천=불공정’을 암시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공천 부분은 경쟁 상대인 새누리당을 언급하며 길게 설명한 반면 무공천은 ‘애초의 방침’이라고만 표현한 것도 무공천이 지닌 의미를 축소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원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누가 봐도 공천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치우친 질문”이라 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새누리당이 약속을 안 지키니, 우리도 안 해도 된다며 도덕성에 별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유도한 면이 있다”며 “새누리당 지지자를 빼고 ‘야당이 선거에서 불리하다’고 자각하고 있는 대상자에게만 물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설문의 편향 논란에 대해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당원들은 당론(무공천)을 찍을 가능성이 높고, 국민들도 우리가 약속을 지키려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무공천→공천 수순을 염두에 두고 한 조사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 대표는 무공천 소신을 거듭 재확인하면서도 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에 하나 당원과 국민의 생각이 나와 다르더라도 나는 그 뜻에 따르겠다”면서 “국민을 속이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6·4 선거에서 경고장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결과가 ‘공천’으로 나올 경우, 지방선거가 2개의 규칙에 의해 치러지는 비정상적 사태는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무공천이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의 최대 합당 명분이었다는 점에서 지도부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대표는 청와대를 찾아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까지 공약 파기를 비판해 온 만큼 리더십과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무공천이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면 창당 명분을 지킬 수 있겠지만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결정의 책임을 유권자에게 넘겼다는 점, 소신을 재검토했다는 점 등은 흉터로 남을 수 있다. 무엇보다 새정치연합 소속이었던 후보들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돼 혼란에 휩싸이게 될 전망이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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