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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에 '또 다른 차별' 다문화 출신 아이들

서울 관악구 상록보육원에 사는 강민규(가명·5)군의 엄마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왔다. 혼외 관계로 민규를 낳은 엄마는 아빠와 이혼한 후 한국을 떠났다. 아버지는 “내 핏줄이 아니라 키울 수 없다”며 2년 전 민규를 보육원에 맡기고 발길을 끊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짙은 쌍꺼풀의 민규는 외모부터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 보육원의 한 교사는 “민규가 아직 어려서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자라면서 다른 아이들에게 외모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의 아이들] 지자체 따라 보육원 지원 천차만별
외모 다르고 우리말 서툴러

 전국 보육원에 다문화 가정 출신 아이들이 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9일 서울 구로구 궁동의 지구촌사랑나눔 그룹홈 화장실 문에는 서툰 글씨로 ‘사람이 있다(있으니) 들어오지 맙시다’라고 쓰인 쪽지가 붙어 있었다.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다문화 가정에서 온 아이가 써 놓은 글이다.



 이곳은 지난해 2월 문을 연 그룹홈으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 10명이 모여 산다. 나이는 9~18세로 초등·중학생이다. 국적은 중국·태국·우즈베키스탄·영국·필리핀 등 다양하다. 아이들은 여기서 한글을 새로 배운다. 벽에는 한글 자음·모음표와 아이들이 영어로 휘갈긴 쪽지들이 붙어 있다. 아이들은 그룹홈에선 한국말만 써야 한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거실에 모여 TV를 보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또래끼리 다툴 때면 베트남어 등 다양한 국적의 말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한재숙 원장은 “한국어가 서툴고 자기 이름도 한글로 못 쓰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지하철 노선도 보는 법 등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법을 우선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글을 잘 못 읽는 아이들은 외국인 자녀를 위한 위탁형 대안학교에 다닌다. 서울시교육청이 배정해 준 일반 초등·중학교에는 3주만 가고 나머지는 대안학교에서 수업일수를 채운다.



 지구촌사랑나눔 그룹홈은 후원금으로만 운영된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지원은 없다. 외국 국적의 아이들은 양육비 지원 대상이 아니다. 그룹홈은 LH공사에서 저렴하게 내놓은 임대 아파트에 입주해 있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목사는 “국내에서 버려진 ‘파란 눈’ ‘검은 피부’의 아이들에 대한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된 바가 없다”면서 “이들이 자라면서 또 다른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강기헌·장주영·이유정·정종문·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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