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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외면, 에너지 재앙 올 수 있다"

한국자원경제학회와 중앙일보 경제연구소가 공동주관한 정책토론회가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김기호 사단법인 민간발전협회 상근부회장, 전영섭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 딕 벤숍 셸 가스시장개발 부사장 겸 네덜란드 사장. [김성룡 기자]


“유럽의 에너지 패러독스(European Energy Paradox)가 한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한국자원경제학회·중앙일보 경제연구소 에너지포럼 춘계 정책토론회
신재생에너지 효율 아직 낮아
값싼 석탄 사용 CO2 배출 증가
한국, 전력 수급계획 유럽과 흡사
천연가스 발전 늘려야 실패 없어



 딕 벤숍 셸 가스시장개발 담당 부사장 겸 셸 네덜란드 사장은 9일 한국자원경제학회와 중앙일보 경제연구소 에너지포럼이 공동주관한 ‘2014 춘계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에서도 석탄 사용 증가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벤숍 부사장은 이날 한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유사한 길을 걸어온 유럽의 에너지 정책 결과에 대해 30여 분간 설명했다. EU는 2020년까지 태양광·풍력 발전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늘려 이산화탄소 배출을 1990년 대비 2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2005년 탄소배출권거래(ETS)를 도입해 기업들의 탄소배출 절감을 독려해왔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이 낮아 각국이 석탄 같은 값싼 에너지원에 치중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탄소 배출량은 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탄소 배출량은 2012년 대비 독일은 1%, 영국은 4% 늘었다는 것이다.



 벤숍 부사장은 유럽이 탄소배출 절감에 실패한 원인으로 ‘천연가스 외면’을 꼽았다. 미국에서 퇴적암층에 매장되어 있는 셰일가스 개발로 천연가스 이용이 늘어나면서 남아도는 석탄이 유럽시장으로 급속히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독일의 석탄 수입은 2012년 4100만t에서 지난해 4400만t으로 증가했다. 영국 역시 2012년 3700만t 이었던 석탄 사용량이 4100만t으로 늘었다. 값싼 석탄이 발전에 쓰이기 시작하면서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은 줄어들었다. 그는 “유럽에서 30기가와트 규모의 가스화력 발전이 중단되고, 추가로 110기가와트가 중단될 처지”라고 말했다.



 벤숍 부사장은 유럽이 2020년까지 전체 공급 전력의 35%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날이 흐리거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등 신재생에너지는 가변적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EU가 신재생에너지 지원에 투입하는 비용은 300억 유로며, 2020년까지 각국 정부가 3300억 유로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는 결국 소비자와 업계에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벤숍 부사장은 “한국 정부가 최근 내놓은 전력수급 기본계획이 유럽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우리 정부가 내놓은 6차 전력 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7년까지 석탄의 비중은 두 배로 늘어나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8배로 커지는 데 반해 천연가스에 의한 발전 비중은 60% 증가에 그친다는 것이다. 그는 “2015년부터 한국도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유럽에서 일어난 것과 같이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대안으로 ‘석탄+신재생에너지’의 조합 대신 ‘천연가스+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책을 제시했다.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이 앞으로 230년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데다 석탄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토론회에서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에너지 수급 계획’의 오차를 지적했다. 정부가 기본계획에 따라 ‘원자력→신재생에너지→석탄→천연가스’ 순으로 2년마다 세부 계획을 세우는데,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수급목표를 세우다 보니 천연가스 분야에 대한 예측이 매번 빗나간다는 것이다. 그는 “천연가스 수요 예측이 어긋나면서 부족할 때마다 가스를 현물시장에서 비싼 값에 조달하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소비자와 기업들에 전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는 정부 주도로 계획을 세우되, 석탄과 가스 분야는 시장자율에 맡겨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도 “현재 천연가스 사용량은 연간 2000만t 수준인데 정부의 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7년 목표수요가 800만t에 불과하다”며 “현실적이지 못한 정부의 수요관리 목표량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김현예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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