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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한 공연? 유쾌한 공연! 안 본 남자들 말 더 많아요”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다. 초콜릿빛으로 그을린 여덟 명의 젊은 오빠들이 식스팩 복근을 드러내고 작은 액션이라도 취할라치면 비명과 함께 발을 구르며 들썩이는 여인네들로 극장은 요동을 친다.

여성 전용 공연 ‘미스터쇼’ 연출한 박칼린

‘국내 최초 여성전용 19금 쇼’를 표방한 ‘미스터쇼’(6월 28일까지 롯데카드 아트센터)가 지난달 27일 베일을 벗었다. ‘여자들만 와서 보라니, 뭐가 있길래? 싸구려 퇴폐 성문화를 여성들도 즐기라는 건가?’라는 의심도 잠시. 국내 뮤지컬 음악감독 1호이자 대표적 공연 연출가인 박칼린(47) 감독이 구성과 연출을 맡고, 안무 김윤규, 무대 여신동, 의상 김도연 등 정상급 제작진이 가세했다니 대체 어떤 무대일지 공연팬들의 호기심이 쏠렸다.

개막과 동시에 ‘미스터쇼’는 가장 뜨거운 공연이 됐다. 프리뷰 기간임에도 좌석 점유율 90%를 넘어서며 인터파크 예매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20~30대가 대부분일 거란 예상과 달리 40~50대 관객이 절반이었다.

재기발랄하지만 ‘현실적인’ 외모의 MC가 화려한 입담으로 문을 열면, 평균신장 185cm에 환상의 바디라인을 자랑하는 훈훈한 배우들이 제복, 교복, 수트, 흰 티에 청바지 등으로 갈아입으며 남성미 철철 흐르는 군무를 추다 옷을 다 찢어 버리는 패턴이 반복된다.

예상대로 ‘이제 남성의 성까지 상품화하느냐’는 논란도 나온다. 그런데 이 공연을 목격한 바, 중요한 건 무대 위 벗는 남자가 아니다. 방점이 찍히는 건 쇼에 적극 참여하며 거리낌없이 즐기는 객석의 여자들이다. 훈남들이 여성들의 판타지를 노골적으로 그릴 때마다 격하게 흥분하는 관객들은 딱 평범한 노총각 교사 한 명에 여럿이 목숨 걸던 여고시절 ‘그들만의 교실’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무대로 불려간 아줌마 관객도 ‘좀 놀아본 듯’ 자연스럽게 웨이브를 타며 겉옷을 벗었다. ‘한번 제대로 즐겨보자’고 무장해제한 모습에 통쾌한 해방감이 느껴졌다. 공연장에서 만난 박 감독도 “즐겁게 보시니 기쁘다. 그런데 그들이 왜 이렇게 좋아할까 고민해 봤으면 한다”고 했다.

-관객층이 예상외로 다양하다.
“20~50대까지는 오실 거라 예상했다. 60대도 있다고 하더라.”

-무대에 불려나온 관객들이 굉장히 적극적이다. 혹시 연출된 건가.
“연출은 전혀 없다. 전부 실제 관객이다.”

-‘욕망을 깨우라’길래 선정적일 줄 알았는데 그저 유쾌하더라.
“여성 관객들이 건강하게, 재밌게 놀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지 다른 건 없다. 야한 성인물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 10대가 좋아하는 아이돌처럼 예쁘지 않더라도 좋은 남자들이 많은데 그들을 무대에 세워 성인 여성이 따로 즐길 만한 공연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여자들만 보라니까 오해도 생기는데, 왜 굳이 남자를 못 보게 하나.
“여자들이 따로 놀게 해주려는 단순한 의도다. 남자들은 따로 노는 세계가 많다. 골프장을 가거나 당구를 칠 때 여자가 하나라도 끼면 불편한 경우 있잖나. 여자도 그렇다. 남자가 한 명이라도 끼면 여자들 행동이 달라지니까. 그저 편안하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 보셨다시피 남자가 못 볼 공연은 아니다. 단지 여자들끼리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려는 선택이다.”

-남자가 있으면 여자들이 반응을 억제한다는 건가.
“남자가 낄 때 달라지는 걸 많이 봤다. 욕망이 있는데 표현하지 못하더라. 남자들은 자기 여자들이 이런 반응을 하는 걸 알면 놀라는데, 왜 놀라는지 되레 묻고 싶다. 본인들도 다 느끼고 살면서 왜 여자는 안 되나. 관객들이 왜 이런 반응을 하는지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왜 소리치고 박수치고 웃고 갈까. 재밌었다, 즐거웠다고만 하지 성 얘기는 전혀 안 한다. 그런 반응들에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담겨 있다.”

-성 상품화에 대한 논란도 없지 않은데.
“상품화로 보이던가. 그냥 유쾌한 공연일 뿐이다. 대개 안 본 남자들이 그런다. 오픈 전부터 보지도 않고 그런 얘길 하더라. 본인들은 조선왕조 500년 동안 더 많이 했으면서(웃음). 만약 보신 분들이 그런다면 그들의 권리다. 관객의 생각을 바꿔놓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성상품화라고 보기엔 너무 착하지 않나.”

박칼린의 ‘미스터쇼’는 4월 25일 딱 하루 남성 입장을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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