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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관심이라는 사회적 자본이 자살 막아

1만4160명. 2012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에서 자살한 이의 숫자다. 10만 명당 29.1명꼴이다. 덕분에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9년 연속으로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늘어나는 자살, 그 해답은 …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자살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여기고 자살 위험이 높은 이들을 그대로 방치해왔다. 최근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살실태조사 결과는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정부 차원 노력의 첫걸음이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누군가 자살을 원한다면 그 사람의 일이므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 이는 응답자 중 11.9%에 그쳤다. 조사 결과 ▶연령이 증가할수록 ▶이혼하거나 배우자와 사별했을 경우 ▶교육·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어떤 사람들이 자살 고(高)위험군일지 대강의 윤곽은 나온 셈이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몇몇 지자체의 노력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11년 10만 명당 자살자가 75.5명에 달했던 전북 진안군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우울증 선별검사를 실시했다. 검사에서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 노인들에게는 상담사들이 매달 한 번씩 찾아가 일대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마을 이장이나 학교 양호교사, 노인돌보미들이 상담사로 활동했다. 농한기인 1월과 2월에는 생명존중 교육을 실시하고 자살에 사용될 수 있는 농약을 쉽게 접할 수 없도록 농약 보관함을 별도로 설치해 운영했다. 덕분에 1년 만인 2012년 사망률은 21.8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웃과 관공서의 관심이 외로움에 힘겨워하는 노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아준 것이다.

 서울 성북구는 2010년 전국 지지체 중 최초로 노인자살예방센터를 설치해 운영했다. 자원봉사자인 마음돌보미가 자살 고위험군에 속한 노인과 일대일로 결연을 맺고 주1회씩 안부 전화를 거는 게 기본. 여기에 한 달에 한 번씩 가정을 직접 방문했다. 덕분에 2010년 인구 10만 명당 30.1명이던 자살자 수는 2012년 22.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노력은 자살자 중에서 노년층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대책들이다.

 노원구도 2010년 ‘노원구 생명존중문화 조성 및 자살예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구청이 나서서 자살 위험성이 높은 위험군을 사전에 알아내 자살예방 전문기관 등에 연계해주는 중개자 역할을 맡았다. 또 관내에 사는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우울증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자살 가능성을 파악하는 등 사전관리에 나섰다. 실업자는 고용안정센터를 통해, 학생은 교육청을 통해 우울증 검사를 실시했다. 우울증 의심 주민을 ‘주의군’과 ‘관심군’으로 나눠 생명지킴이가 주1회씩 방문하도록 했다. 2013년 한 해에만 400여 명의 인력이 자살위험군 2371명을 비롯해 1만745명에게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했다. 덕분에 2009년 180명이던 자살자 수는 2011년 145명으로 줄어들며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사회적 자본을 강화하는 게 자살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믿음이 퍼져 있다. 이웃 간의 관심이나 사회 구성원 서로 간의 신뢰가 외로움이나 경제적 곤경에 처한 이들을 자살의 유혹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보건복지부 조사를 통해 고독과 빈곤이 자살의 중요한 요인임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방정부, 특히 노인빈곤층이 많이 거주하는 농촌 지역은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 개입은 물론 이들을 감쌀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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