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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靜坐觀心<정좌관심>

저는 지하철로 출퇴근합니다. 전철 안의 사람들은 모두 바쁩니다. 대개는 휴대전화를 보고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TV를 시청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저런 공상을 많이 합니다. 휴대전화 속 글자가 작아 이를 읽으려면 골치가 아프기 때문에 시작된 버릇입니다.

최근 철학을 공부하는 중국 팡차오후이(方朝暉) 선생의 책이 국내에 『나를 지켜낸다는 것』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됐습니다. 수신(修身)에 관한 유가(儒家)의 아홉 가지 덕목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첫 장에서 바로 조용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 보는 정좌관심(靜坐觀心)을 강조하고 있는 게 인상적입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별과 달은 그 물이 잔잔해야 제대로 비쳐집니다.

‘고요한 뒤에야 능히 안정이 되며 안정된 뒤에야 능히 생각할 수 있고 깊이 사색한 뒤에야 능히 얻을 수 있다(靜而後能安 安而後能慮 慮而後能得)’. 『대학』에 나오는 말입니다. 마음이 우선 안정돼야 생각이 깊어질 수 있겠지요.

제사 등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목욕재계하는 것 또한 몸을 깨끗이 씻는 행위를 통해 마음을 정갈하게 가다듬기 위한 것이었겠지요. 제갈량(諸葛亮)은 “마음이 고요하게 안정되지 않으면 원대함을 이룰 수 없다(非寧靜無以致遠)”고 말했답니다. 남송(南宋)의 대유학자로 주희(朱熹)의 스승인 이동(李侗)은 그래서 “하루의 절반은 독서를 하고 나머지 절반은 정좌를 한다(半日讀書 半日靜坐)”며 사람들에게 ‘주정(主靜, 무욕한 까닭에 고요하다)’을 강조하고 시간만 있으면 정좌할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청(淸)나라 말기의 정치가 증국번(曾國藩) 역시 정좌를 수신의 주요 항목으로 삼고 “매일 시간을 가리지 말고 한 시간 정도 정좌하라”고 일렀다고 합니다. 팡차오후이는 정좌를 하는 동안 마음을 살필 것을 권합니다. 자신의 혼란스러운 생각을 통제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는 관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저 또한 앞으로는 지하철 안에서 ‘정좌관심’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혹시 압니까. 명(明)대의 오여필(嗚與弼)이 말한 것과 같은 “가난 속에서도 마음은 가을 물처럼 맑고, 고요해진 마음은 봄바람처럼 부드럽다(淡如秋水貧中味 和似春風靜後功)”는 경지를 체험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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