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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빙판·진흙탕 4륜 철인경기 … 유재석도 도전장

랠리는 일반 도로나 자연 속을 질주하는 자동차 경주다. 최근 MBC 무한도전 팀이 도전하겠다고 밝힌 ‘다카르 랠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가혹하기로 유명하다. 최근 ‘다카르 랠리’를 평정한 주인공은 미니(사진)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우승을 거뒀다. [사진 미니]


고막을 파고드는 굉음, 뼛속을 타고 흐르는 진동. 분초의 승부를 다투는 자동차 경주는 더없이 거칠고 원초적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요즘 자동차 경주에 푹 빠졌다. 구슬땀 흘리며 맹연습 중이다. 다음 달 23~25일 인천 송도에서 열릴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랠리의 세계
차 업체들 기술력 과시 위해 참가
랠리서 검증되면 양산 차에 접목
푸조, 다카르 4연승 뒤 흑자 전환
현대차는 11년 만에 WRC 재도전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에 따르면 이들의 최종 목표는 ‘다카르 랠리’다.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아 ‘죽음의 자동차 경주’로 악명 높다. 다카르 랠리는 1978년 처음 시작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까지 1만㎞를 달렸다. 코스는 끔찍했다. 비포장도로와 사막이 대부분이었다. 첫 대회엔 182대가 참가했다. 그러나 오직 74대만 결승점을 밟았다.



① 현대차는 올해 세계랠리선수권대회(WRC)에 i20 경주차를 앞세워 참가 중이다. ② MBC 무한도
전 팀이 다음달 인천 송도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
 경주 이름은 출발지에 따라 ‘파리~다카르 랠리’ ‘리스본~다카르 랠리’ 등으로 바뀌어 왔다. 2009년엔 무대를 남미로 옮겼다. 코스가 위험한 데다 테러 위협까지 불거졌기 때문. 하지만 다카르 랠리란 이름은 그대로 쓰고 있다. 올해는 1월 5~18일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칠레를 잇는 구간에서 치렀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미니, 모터사이클에선 KTM이 우승했다.



 우리나라도 다카르 랠리에 도전한 적 있다. 87년 한 프랑스 동포가 한국인 최초로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88년엔 개인이 아시아자동차(기아차 전신)의 랜드마스터, 91년 쌍용차가 코란도훼미리로 참가했다. 둘 다 공식적으론 탈락했다. 시간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끝까지 달려 ‘비공식 완주’엔 성공했다. 94년엔 기아차와 쌍용차가 동시에 도전했다.



 랠리는 자동차 경주의 종류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전용 경기장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다른 차의 접근을 막고 치른다. 노면 형태는 개최지별로 천차만별. 아스팔트와 자갈길, 사막과 빙판, 진흙탕을 넘나든다. 따라서 ‘전천후’ 운전기술이 필수다. 또한 차의 내구성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 때문에 양산차 업체들은 기술력을 검증하고 과시하기 위해 랠리에 참가한다.



 가령 미쓰비시는 ‘파리~다카르 랠리’의 신화적 존재였다. 파제로(현대 갤로퍼의 원조)를 앞세워 12차례 우승을 거뒀다. 푸조는 87~90년 4년 연속 우승을 거두면서 회사 살림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최근 다카르 랠리는 미니가 휩쓸고 있다. 2012년 이후 3년 연속 우승했다. 다카르 랠리에 경주차로 투입된 미니 컨트리맨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는 중이다.



 현대차도 올해 세계랠리선수권대회(World Rally Championship·이하 WRC)에 뛰어들었다. 73년 몬테카를로에서 시작된 WRC는 ‘자동차의 철인 경기’로 손꼽힌다. 다양한 환경을 극복해야 하는 까닭이다. 올해는 4개 대륙을 돌며 13경기를 치른다. 현대차는 2000년 베르나 경주차로 WRC에 도전했다. 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에 의문을 품고 2003년 철수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2년 현대차는 파리모터쇼에서 i20 월드 랠리카를 선보였다. 그리고 WRC 재도전을 선언했다. 지난해 1월엔 레이싱팀의 총 책임자로 미셸 난단(55)을 임명했다. 25년 동안 도요타와 푸조, 스즈키를 거치며 51회의 우승을 이끈 백전노장이다. 6월엔 독일에 모터스포츠 전담 법인(HMSG)도 세웠다. 동시에 경주차 테스트도 시작했다.



 지난해 말엔 2013년 WRC 종합 2위를 기록한 벨기에의 티에리 누빌(26)을 주력 드라이버로 데려왔다. 또한 타이틀 스폰서로 다국적 석유회사 셸(Shell)을 선정하고 ‘현대 셸 월드 랠리팀’을 출범시켰다. 파리에서의 복귀선언 이후 불과 1년3개월 만이었다. 기간이 짧은 만큼 모든 과정은 극적이었다. 특히 현대차가 공개한 지난해 테스트와 관련된 수치가 흥미롭다.



 현대 i20 월드 랠리카는 55일 동안 핀란드와 스페인, 프랑스, 독일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총 6900㎞를 달렸다. 이 과정에서 경주차는 4700L의 연료, 테스트 팀은 8000병의 물을 마셨다. 테스트 코스의 해발고도는 지역에 따라 150~2200m를 변화무쌍하게 오르내렸다. 각종 지원 장비를 실은 서비스 트럭은 이 기간 동안 무려 3만3500㎞를 달렸다.



현재 WRC의 월드 랠리카 클래스엔 현대 i20, 미니 존 쿠퍼, 폴크스바겐 폴로 R, 시트로앵 DS3, 포드 시에스타 등 5종의 경주차가 출전 중이다. 이들의 외모는 같은 이름의 양산차와 닮은꼴이다. 반면 속은 완전 딴판이다. 엔진은 1.6L 가솔린 직분사 터보인데, 출력을 최대 300마력까지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상시 사륜구동을 기본으로 갖춘다.



  WRC 경주차엔 두 명이 탄다. 한 명은 운전, 다른 한 명은 길 안내를 맡는다. 사전에 깨알같이 파악한 코스의 높낮이와 기울기, 구부러진 정도를 옆자리에서 일일이 읊는다. 드라이버는 이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해 운전한다. 오르막이나 굽잇길 등 코스 대부분이 미리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형인 까닭이다. WRC 경주차의 성능은 압도적이다. 0→시속 100㎞ 가속 4초 이내, 최고시속 200㎞ 이상이다.



 경주차는 경기마다 다르게 세팅한다. 예컨대 스웨덴의 눈길을 누빌 땐 쇠못 박힌 타이어, 포르투갈의 비포장 길을 헤집을 땐 주름이 굵은 타이어를 끼운다.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노면 상태와 날씨 등 변수가 워낙 많아서다. 랠리의 매력도 여기에 있다.



 랠리를 통해 검증된 기술은 양산차로 스민다. 사륜구동 기술이 대표적이다. 1980년 아우디는 ‘콰트로’ 경주차를 랠리에 출전시켰다. 아우디가 군용차에 쓸 목적으로 개발한 사륜구동 장치를 단 경주차였다. ‘콰트로’는 랠리에서 뛰어난 성능을 뽐냈다. 네 바퀴로 노면을 믿음직스럽게 붙들고서 거침없이 달렸다. 아우디는 같은 해 이 기술을 적용한 양산차 판매에 나섰다.



 극한 상황이 일상인 만큼 랠리는 제동(브레이크) 및 현가장치(서스펜션), 냉각 관련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축적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엔 대가가 따른다. 팀을 운영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판매가 위축돼 자금이 여의치 않으면 곧장 발을 뺀다. WRC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스즈키와 스바루·미쓰비시·포드·미니·스코다 등의 업체가 철수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지에서 랠리 이외에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 경주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남 영암에서 치른 F1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 미국의 인디 500, 프랑스의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 일본의 수퍼 다이큐(내구)처럼 각 나라를 상징하는 레이스도 있다. 경주마다 진행 방식과 경주차의 모습은 제각각이다(그래픽 참조). 그러나 한 가지만은 같다.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승부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격전지, 르망



르망은 프랑스 파리에서 200㎞ 정도 떨어진 시골 마을이다. 르망은 매년 24번째 주 주말이면 축제의 열기로 달아오른다.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가 열리는 까닭이다. 경기장 이름은 라 사르트 서킷. 상설 경주장과 주변 국도를 잇는 13.088㎞의 코스다. 가장 긴 직선 구간은 약 7㎞에 달한다. 우승컵은 24시간 동안 가장 많은 거리를 달린 차가 챙긴다.



 경주차는 타이어 교환과 연료 보충, 운전자 교체를 위해 잠깐씩 숨을 고른다. 그래 봤자 24시간을 통틀어 30분 안팎이다. 차는 세 명이 번갈아 몬다. 경주차가 24시간 동안 달리는 거리는 일반 승용차의 6개월 주행거리와 맞먹는다. 최근 우승한 경주차는 보통 5000㎞ 이상 달린다. 지구력 싸움만은 아니다. 시속 350㎞를 넘나드는 초고속 경주이기도 하다.



 오늘날 르망은 하이브리드 기술의 격전지로 거듭났다. 연료를 적게 먹고 오래 달릴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2012년부터 하이브리드 경주차 R18 e-트론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엔 도요타 역시 하이브리드 경주차인 TS030을 출전시켜 아우디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올해는 포르셰도 엔진과 전기 모터를 짝지은 919 하이브리드(사진)를 앞세워 출전한다.



김기범 객원기자·로드테스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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