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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우울증도 인플레 시대 … 문제는 과잉진료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

앨런 프랜시스 지음

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456쪽, 1만8000원




한 때 연예인들이 토크쇼에 나와 자신의 정신과 치료 이력을 밝히는 게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공황장애를 앓았다’ ‘우울증이 심각해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등 스타도 인간이라는 동정론과 함께 이들이 앓았다는 병도 화제가 됐다. 그러면서 온라인엔 “혹시 나도 공황장애인가” “병원에 당장 가봐야 하나”등의 질문이 잇따라 올라왔다.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의 저자 앨런 프랜시스가 이 상황을 지켜봤다면 뭐라고 말했을까. 아마도 “병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자신이 수줍음을 잘 타거나 걱정이 많은 성격은 아닌지 먼저 따져보라”고 했을 것이다. 그는 의학이 산업화되면서 정신병도 패션처럼 유행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15년간 소아 양극성 장애가 40배, 자폐증이 20배, 주의력 결핍 행동장애가 3배, 성인 양극성 장애가 2배 늘어났는데, 이는 현대인이 정신적으로 더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이런 병명이 유행을 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래엔 짜증·폭식·건망증도 정신질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저자는 이런 유행과 ‘과잉진단’이 의료업계의 질병 장사와 돈에 눈 먼 제약 회사의 합작품이라고 꼬집는다. 요즘 국내 의학계가 갑상샘암 과잉진단 논란으로 시끄러운 것을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논쟁적인 주장이다. 자칫 정신과 치료가 무의미하게 보이거나 조기 진단과 예방이 해롭다고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런데 저자의 이력을 보면 수긍이 간다. 그는 미국 듀크대 정신 의학부 학부장이면서 전세계의 정신 장애 진단의 척도가 되는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의 3판과 4판의 개정 작업에 참여했다. 정신병의 체계를 인위적으로 세분화시키고 장애의 범위를 넓힌 사람이 이 체계가 과잉 진료를 불러올 수 있다고 양심선언을 한 셈이다.



 그는 최근 5판까지 개정된 DSM이 일시적이고 일상적인 심리 증상까지 정신질환으로 끌어안으면서 과잉진단을 넘어 초과잉진단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걱정한다. 처방약 남용으로 미국 인구의 7%가 합법적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됐고, 오진으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다는 것. 결국 ‘범람하는 정신장애로부터 자신을 구해야 한다’는 경고가 이 책의 핵심 포인트다.



 의료계의 오남용 논쟁이야 해묵은 주제지만, 이 책을 곰곰이 뜯어봐야 하는 건 ‘정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있기 때문이다. 튀는 것을 싫어하는 한국 사회에서 정상의 기준이란 얼마나 엄격한가. 차라리 정신병에 걸렸다고 둘러대는 것이 쉬울지도 모르겠다. 정상의 범주가 좁아지는 것은 우리의 관용과 포용이 사라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책이 단순히 의학서로만 읽히지 않는 이유다.



김효은 기자



정신과 상담 받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정신 장애 진단의 열쇠는 ‘자기 보고’다. 당신에게 나타난 증상을 매일 일기장에 적어 두라. 증상의 종류, 시작된 때, 지속 시간, 스트레스 등을 기록하라. 의사와 협력하라. 의사가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잘 소통할 수 있는 다른 의사를 찾아보라. 의사가 제시한 진단이 당신 스스로 조사한 내용에 비추어 납득되지 않을 때는 의사가 틀릴 수도 있으니 진단의 근거를 물어보라. 한 번의 진단으로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재평가를 반복하는 의사를 만나야 한다. 상담할 때는 가족과 함께 가라. 가족은 증상이 어떻게 진화했고 그것이 당사자의 기능과 대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 유행하는 진단과 제약회사의 광고를 경계하라. 자연이 치유력을 발휘할 시간을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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