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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비밀 풀 첫 단서 풀었다

다양한 피질 영역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 생쥐 뇌의 3차원 이미지. [자료 앨런뇌과학연구소]
“인류는 몇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은하는 찾아내지만 두 귀 사이에 있는 3파운드(약 1.4㎏)짜리 물질 의 미스터리는 풀지 못했다.”

 지난해 4월 2일(이하 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했던 말이다. <중앙일보 2013년 4월 4일자 3면> 인간 뇌 지도를 작성하는 ‘브레인(BRAIN )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다. 정확히 1년 뒤, 그 미스터리의 첫 단서가 풀렸다.

 미국 앨런뇌과학연구소는 2일 생쥐의 3차원 뇌 신경회로도와 인간 태아의 뇌 유전자표현지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두 편의 논문을 통해서다. 이 연구소는 마이크로소프트 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 설립한 비영리기관으로 ‘브레인 이니셔티브’의 민간 파트너 중 하나다.

 인간의 뇌는 흔히 ‘작은 우주’로 불린다. 은하계의 별 숫자만큼이나 많은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뉴런)가 미로처럼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앨런연구소는 인간과 뇌 구조는 비슷하지만 뉴런 숫자가 적은(7500만 개) 생쥐와 성인보다 뇌 크기가 작은 태아의 뇌 지도를 먼저 작성해 ‘작은 우주’로 가는 통로를 열었다.

 서울대 화학과 출신의 오승욱(논문 제1저자) 박사 등 연구진은 생쥐의 뇌를 295개 부위로 나눈 뒤 각각의 뉴런에서 나오는 신호가 전달되는 부위를 3차원 이미지로 표현했다. 포유동물 중에서 이런 지도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등을 이용해 임신 15~21주 된 태아의 뇌 유전자표현지도를 만들었다. 인간의 유전체(지놈) 정보는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각각의 유전자가 뇌의 어떤 영역에서 어떤 형태로 발현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를 한눈에 보여 주는 지도를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 자폐증,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등 발달장애의 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레인 이니셔티브’에는 향후 10년간 30억 달러(약 3조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부터 10년간 12억 유로(약 1조7500억원)를 투입해 수퍼컴퓨터로 ‘인공 뇌’ 모델을 만들고 있다(인간뇌프로젝트 ). 한국도 지난해 2차 뇌 연구촉진 기본계획(2013~2017년)을 확정했다. 하지만 예산 규모 는 미국·유럽에 크게 못 미친다. 이 때문에 뇌 전체가 아닌 치매 등 질환 발생 부위의 지도를 만드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2014~2016년, 예산 170억원). 라종철 한국뇌연구원 박사는 “뇌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선 의학·컴퓨터과학 등 의 융합연구가 필수적”이라며 “ 더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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