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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말 '날자' 적힌 무인기, 대통령 숙소까지 촬영했다





배터리에 표기, 우리말 '날짜' 해당
8초에 1장 찍다가 청와대선 고도 낮춰 1초 1장
포격 당일 백령도서도 추락
전문가 "북 방현Ⅱ 개조한 듯"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시 봉일천의 한 들판에 추락한 무인항공기가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군 당국은 당초 이 무인기에 대해 “대공 용의점이 확인 안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 무인기의 부품에서 북한식 표기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주에 이어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 포격도발이 있었던 지난달 31일 백령도에서도 무인항공기가 추락했다. 무인항공기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장착돼 있고, 해병대 6여단 등 백령도의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사진을 보니 북한의 ‘방현Ⅱ’를 개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주일 간격으로 북한이 정찰용으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 2대가 추락한 것이다.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와 관련, 군·경찰은 24일 오후부터 무인기 전문가 3명과 함께 조사팀을 꾸리고 기체 분석 작업을 벌였다.



 조사에 참여한 한 인사는 “기체를 분해해보니 리튬이온 배터리 뒷면에 ‘기용날자’라는 글자가 있었고 아래에 ‘2013.6’ ‘2014.6’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용날자’는 제품을 쓰기 시작한 날짜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국 항공기 부품에는 사용하지 않는 용어”라며 “일부 부품에는 중국 간자체가 적힌 라벨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우리말 ‘날짜’를 ‘날자’로 표기한다. ‘기용(起用)’은 ‘사용을 시작한다’는 뜻으로 남북한 모두 사용하는 말이다.



 이 무인기는 또 청와대를 근접 촬영하면서 고도를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팀에 따르면 무인기는 24일 오전 8시부터 파주 인근에서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이어 통일로를 따라 약 300m 고도로 비행하며 약 20분 만에 청와대 인근에 도착했다. 이 지점부터 무인기는 점차 고도를 낮췄다. 조사팀 관계자는 “무인기가 촬영한 청와대 사진은 위성 사진보다 훨씬 자세한 수준이며 1m 이내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며 “사진에서 대통령 숙소가 있는 관저까지 또렷이 구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00m 고도를 유지하며 비행하던 무인기가 청와대를 더 자세히 찍기 위해 고도를 낮췄기 때문에 고화질 촬영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주 무인기, 캐논 DSLR 장착 1m 식별 … "백령도 무인기는 포격 당시 우리 군 감시"



무인기가 이날 촬영한 사진은 모두 190여 장이다. 무인기는 파주 일대에선 8초에 한 번 꼴로 사진을 찍다가 청와대에 접근하면서 4초에 한 번, 1초에 한 번으로 촬영 간격을 좁혔다. 비행 금지구역인 청와대 상공에서 재빨리 사진을 찍고 돌아가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조사팀의 판단이다. 무인기는 이후 다시 파주 방향으로 약 100분간 비행하다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과학연구원 출신의 한 무기 전문가는 “1~2m가량의 비행체가 레이더에 걸렸더라도 군에서 새로 착각하고 무심코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청와대 항공보안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추락한 무인기는 육안으로 비행기를 보며 조작하는 형태가 아니라 컴퓨터로 항로를 지시하고 착륙 좌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비행하고 돌아오는 방식이다. 메탄올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글로 엔진으로 프로펠러를 작동시키는 구조다. 한 번에 약 2시간, 평균 150㎞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몸체는 길이 1.43m, 날개 폭 1.92m 가량의 삼각형 모양으로 스텔스기를 본뜬 모양이다. 몸체 아래에는 광각 렌즈가 장착된 캐논550D 카메라가 달려 있다. 이 카메라는 100만원대 풀HD급(1800만 화소) DSLR로 항공촬영에 많이 사용된다.



 특히 이 무인기는 낙하산까지 장착했다. 조사팀 관계자는 “발사대를 이용해 이륙했다가 정해진 지점에서 낙하산을 펴고 착륙하는 방식으로 추락 당시에도 낙하산을 편 것으로 확인됐다”며 “낙하산이 달려 있다는 것 자체가 군용이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비슷한 형태로 하늘색 몸체에 흰색 얼룩이 그려져 있었다.



 북한군의 북방한계선(NLL) 이남 사격과 우리 군의 대응사격은 모두 백령도 동북방 해상에서 있었다. 북측이 해상사격을 하면서 우리 군의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무인정찰기를 띄웠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령도는 항공 촬영은 물론 항공기의 출입 자체를 제한하는 군사기밀지역이다.



장혁진·유성운 기자



사진1  백령도 추락 무인기 지난달 31일 오후 4시쯤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길이는 2m 정도이고 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




사진2  카메라 쿠션으로 보호 경기도 파주 에서 발견된 무인기 내부 에 쿠션으로 보호한 캐논 550D 카메라가 바닥을 향해 장착되어 있다. [사진 국방부]



사진3 국방부가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국방부]



사진4 추락 무인기와 색깔 같은 북한 무인타격기 북한이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 기념 열병식장에 공개한 하늘색 무인 타격기. 이번에 파주와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색상?무늬가 비슷하다. 북한은 중국의 무인기를 개조해 만든 여러 종류의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사진 펑황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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