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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표정 바뀐 강남대로 … 여기저기 아웃도어



지난달 25일 첫 월급을 받은 최수미(28)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서울 강남대로를 찾았다. 부모님의 커플 등산복을 사드리고 싶었던 최씨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한꺼번에 접하려면 강남대로로 가라’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을 향한 것이다. “등산복은 청계산 입구에서 사는 게 제일 좋다”며 강남행을 꺼리던 부모님도 지하철 역에서 내리자 눈이 휘둥그래졌다. 7호선 논현역 방향으로 걸으며 최씨와 부모님은 디스커버리·코오롱스포츠·노스페이스·블랙야크 등의 대형 매장을 한번에 돌아보며 쇼핑할 수 있었다. 이름이 다소 생소한 파타고니아·마모트·오프로드 매장도 둘러본 부모님의 손에는 봄 등산 점퍼와 조끼가 한 세트씩 들려 있었다.

논현역~신논현역 900m, 전문매장 8곳 스포츠매장 10여 곳
평상복으로 입는 사람 늘며 도심까지 상권 확산



 강남대로가 아웃도어 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등산객이 많은 산 초입이나 도심 외곽 아웃렛,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주로 자리잡았던 아웃도어 매장들이 임대료가 비싸고 20~30대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한복판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7호선 논현역과 9호선 신논현역을 가로지르는 900m 거리에는 현재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이 8개에 이른다. 노스페이스(영원무역), 코오롱스포츠 컬쳐스테이션(코오롱 인더스트리), 언더아머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들어서 있다. 이제 ‘수입차를 사려면 도산대로로, 맛집을 가고 싶으면 청담동으로, 아웃도어나 스포츠 제품을 살 때는 강남대로로 가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졌다.





 의류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던 강남대로에 가장 먼저 문을 연 것은 노스페이스다. 2006년 당시만 해도 노스페이스가 직영도 아닌 가맹점으로 들어서 외로이 영업을 했다. 코오롱스포츠가 입점한 2009년에도 강남대로는 ‘아웃도어 중심지’라고 보기 어려웠다. 핵심 상권이 포화 상태라 아웃도어 매장이 들어갈 공간이 없어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009년 말 신논현역이 개통되고 교통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직장인을 비롯한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늘기 시작했다. 덩달아 빠른 속도로 아웃도어 브랜드가 대거 입점하면서 오늘날의 아웃도어 거리가 된 것이다.



노스페이스 강남대로점.
 상권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코오롱스포츠가 노스페이스 바로 옆에 컬쳐스테이션 매장을 내고, 이듬해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한센이 신논현역 앞 헬리한센 강남점을 열면서부터다. 코오롱스포츠 컬쳐스테이션은 대로변 점포로는 보기 드물게 660㎡(200평)의 면적에 지상 3층과 지하 1층을 모두 사용한다. 코오롱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백화점에서 보여주기 어려웠던 다양한 제품을 보여주는 컨셉트숍의 의미가 컸다. 코오롱스포츠의 양문영 차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는 아웃도어를 단순한 등산복이 아닌 일반 의류나 활동성이 좋은 옷으로 생각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도심 공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프로드 논현점.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한두 개씩 모이자 동종 업체들이 뒤따라 같은 장소를 찾아 하나의 거대한 상권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선발업체들이 상권을 형성해 놓으면 경쟁업체가 인근으로 따라 모여드는 현상은 유통업계에서는 드물지 않은 일이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고서도 점포만 차리면 선발업체가 닦아놓은 ‘상권 효과’를 그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홀로 점포를 차려 한 지역의 유동인구를 독차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같은 업종끼리 한데 모여 경쟁하는 것이 훨씬 더 성과가 좋기 때문이다. 명동 눈스퀘어 빌딩에 동시에 입점한 글로벌 SPA브랜드 자라와 H&M이 대표적이다. ‘신림동 순대촌’ ‘신당동 떡볶이 거리’ ‘의정부 부대찌개 골목’이나 ‘아현동 가구거리’ 등도 고전적인 예다.



코오롱 스포츠 컬쳐스테이션.
 최근에는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이곳에 1호점을 내고 시장성을 점치는 역할도 한다. 2012년에는 디스커버리와 하그로프스가,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의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올 2월에는 오프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2호점이 논현역 부근에 매장을 냈다. 어드벤처웨어 브랜드 오프로드는 올 1월 강남대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면서 서울 강남 중심상권 공략을 선언했다. 전국에 8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강남대로에 낸 플래그십 스토어 2호점의 의미는 남다르다. 지도와 프로펠러를 모티브로 설계해 입구부터 일반 매장과 달리 ‘미지의 세계’를 강조했다. 탐험과 모험을 컨셉트로 매장을 꾸며 제품과 조화를 꾀했다. 판매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 모양새다.



파타고니아 강남점.
 지난해 5월 블랙야크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10년간 국내 사업권을 확보했다. 마모트가 첫 직영매장을 내고 사업을 시작한 곳도 바로 논현동이다. 마모트 관계자는 “브랜드의 가치를 가장 빨리 알리고 국내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기에 강남대로만 한 장소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 강남점은 460㎡(140평) 규모에 1~2층으로 구성돼 있다. 암벽 등반가, 서퍼, 플라이 낚시꾼, 운동선수들을 위한 의류 및 신발·가방·액세서리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판매한다. 파타고니아 설주택 본부장은 “파타고니아는 현재 직영점 5개, 백화점 3개, 아웃렛 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처럼 한국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브랜드들은 백화점이나 아웃렛뿐 아니라 고객이 많이 모이는 안정된 상권을 찾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ABC마트 논현점.
 이들은 안정적인 상권에서 매장을 열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쉽게 노출시키는 데서부터 시장 공략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신규 브랜드들은 독특한 매장 분위기와 컨셉트로 고객을 상대한다. 반면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고객과의 벽을 낮추는 전략을 주로 선택한다. 3월 문을 연 블랙야크 논현 직영점은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 라인, 비치웨어 라인, 키즈 등의 아이템을 확대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50~60대만을 위한 등산·운동 브랜드가 아니라 20~30대도 평상복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제품을 많이 전시한 것이 논현 직영점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도 “강남이나 논현 매장에서는 도심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기능은 ‘톤 다운’시키고 디자인을 강조한 것들이 전면에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야크 강남 직영점
 한편 강남대로에는 아웃도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하는 스포츠 브랜드 매장도 10여 개 있다. 논현역 부근에 프로스펙스·언더아머·아식스·아디다스·EXR·ABC마트 등이 자리를 잡았고, 신논현역 인근에는 데상트·르꼬끄스포르티브·레스모아·뉴발란스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디다스 강남직영점은 198㎡(60평)이며 맞은편에 위치한 뉴발란스 매장은 2개 층에 331㎡(100평) 규모다. 데상트코리아는 9호선 신논현역 사거리에 입점한 데상트 매장을 현재 132㎡(40평)에서 두 배(264㎡)로 키운다. 데상트와 나란히 자리 잡았던 르꼬끄스포르티브는 자리를 내주고 CGV 강남점 인근으로 옮길 예정이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전통의 스포츠 브랜드와 신흥 브랜드,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모여들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지만 유동인구가 몰리는 강남대로에 있는 것이 다른 상권으로 옮기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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