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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비세 인상, 일단 요동은 없었다

3월 31일 도쿄의 할인점 ‘아에온(Aeon)’ 매장에 소비세 인상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었다. 개장 시간을 앞두고 한 직원이 소비세 인상에 따라 가격표를 바꾸고 있다. [로이터=뉴스1]


지난달 31일 오후 7시 일본 가나자와현 가와사키시 신유리가오카역. 승차권을 판매하는 창구마다 100m가 넘는 줄이 늘어섰다. 자동발매기 앞도 마찬가지였다. 소비세가 오르기 전 정기권을 사려는 인파다. 이 역부터 도쿄 신주쿠역까지 6개월 정기권은 소비세가 5%인 3월 31일까지는 5만7080엔. 세율이 8%로 올라가는 4월 1일부터는 5만8430엔에 사야 한다. 몇 시간 차이로 1350엔(약 1만3800원)을 더 내야 한다.

5% → 8% 첫날 현지 표정
음식점·매장 손님 평소 수준
주가·엔화 가치 소폭 하락
"디플레 극복, 7월 성장 궤도"
아베 말대로 될지는 불투명



역 안은 아수라장이었다. “기다려도 구입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0시를 넘으면 자동적으로 발매기는 꺼집니다.” 확성기를 든 역 직원이 반복해 외쳤다. 정기권을 사려면 원하는 승하차 구간을 정확히 입력하고 신원확인 절차도 거쳐야 한다. 발급받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5~6시간 줄을 서야 표를 살 수 있었다. 역 앞의 한 20대 여성은 “4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증세 전인 오늘 꼭 사겠다”고 말했다. 포기하고 돌아서는 사람도 많았다.



 1일 0시 ‘그날’이 왔다. 17년 만에 소비세는 5%에서 8%로 올라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소비세 인상을 국민에게 알린다. 늘어가는 연금과 의료, 간호 등 사회보장비를 충당하겠다. 겨우 손에 넣은, 디플레이션 극복 찬스를 놓쳐선 안 된다. (소비세 인상에 맞춰) 5조5000억 엔의 경제 대책을 확실히 실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편의점, 백화점이나 음식점에 우려했던 적막은 없었다. 사재기 행렬이 사라진 대신 평소처럼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대신 4월 1일을 겨냥한 세일을 알리는 현수막이 ‘그날’이 왔음을 알렸다. ‘3월 31일에 진열했던 물건을 4월 1일에 똑같이 진열해 팔면 누가 더 돈을 더 주고 사겠는가’란 발상에 아예 여름용 제품을 전시한 매장도 있었다. 많은 백화점이 신년에 하던 복주머니 행사(가격 합계보다 훨씬 액수가 많이 나가는 상품을 주머니에 넣고 파는 행사)에 들어갔다.



일본 증시나 외환시장에 큰 요동은 없었다. 이날 닛케이225 지수는 전날보다 35.84포인트(0.24%) 내린 1만4791.99로 마감했다. 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의 업무현황 판단 지수가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쳤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을 뿐이다. 엔화 가치 흐름도 비슷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바로 전날 아베는 참의원 결산위원회에 출석해 “(소비세 인상이) 경기·경제에 타격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4~6월 기간 충격을 가능한 한 완화시켜 7월부터 성장궤도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 말처럼 올 2분기 경기가 나빠질 건 분명하다. 관건은 7월 이후다.



 ‘소비세 충격’이 어느 정도 잦아든 후 경기가 다시 살아날지를 두고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렸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후지토 노리히로(藤戶則弘)는 “한번 떨어진 소비는 회복이 힘들다. 여름부터 겨울까지는 내년에 소비세를 또 10%로 올리는 문제를 놓고 논의가 시작될 텐데 그렇게 되면 소비는 더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노무라증권의 다무라 히로미치(田村浩道)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대책과 미국의 경제 회복 등으로 인해 7~9월 이후엔 경기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일본 경제를 이끌어온 ‘엔저(低)·주가고(高)’의 흐름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일본 정부가 소비세 인상 충격 완화를 위해 단행하는 부양책에 따라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러나 경기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엔화로 돈이 몰려 엔값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단칸 지수 때문에 엔 매도세가 우세였지만 저위험 통화로 꼽히는 엔화를 되사려는 움직임도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서울=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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