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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와 쑥이 어우러진 향긋한 봄의 별미



경남 통영의 봄은 입 안에서 움튼다. 투실투실한 봄도다리 살이 사르르 녹고, 짙은 쑥갓 향에 한껏 취해 있을 때 비로소 봄이 왔음을 안다. 꽃보다 쑥이고, 도다리다.

[4월의 밥상] 도다리쑥국



 3~4월에 가장 맛이 좋은 도다리와 쑥이 어우러진 도다리쑥국을 맛보려고 통영항 주변에 있는 식당에는 이른 아침부터 손님들이 줄을 선다. 도다리는 남쪽 바다에서 흔히 잡히는 생선이다. 봄에 통영 연안에서 산란하고 조류를 따라 부산·울산으로 이동한다. 보통 2~5월까지 잡는데, 가장 맛있을 때는 3~4월이다. 꼭 통영이 아니더라도 남해·사천·거제등 남해안 지방에서 이때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다.



 서호시장에 있는 분소식당(055-644-0495)이 유명하다. 분소식당에는 항상 손님이 많다. 오전 8시에 가도 줄을 서야 한다. 입구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보면 식당 아주머니가 도다리를 손질하는 것을 자연스레 볼 수 있다. 도다리쑥국은 수놈으로 끓이는 것이 맛있단다. “이리(정액)가 들어가야 제맛이야.” 40년이 넘도록 식당을 해 온 분소식당 조봉(72) 할머니가 예리한 칼로 도다리를 내리치며 말했다.



 그렇게 손질한 도다리는 계산대 옆 주방으로 옮겨진다. 도다리를 솥에 넣고 끓이다가 익으면 그릇에 건져 담는다. 그러고는 남은 국물에 쑥과 고추를 넣고 쑥이 숨이 죽을 만큼 약간 익힌다. 그런 다음 도다리를 담은 그릇에 쑥과 국물을 충분히 담아 손님에게 낸다. 일단 자리에 앉고 나면 음식은 빠르게 등장한다. 국물이 맑다. 된장보다는 소금으로 간을 하는 것이 시원한 맛을 내 된장은 최소한으로만 넣는다.



 도다리쑥국을 꼭 봄에 먹어야 하는 이유는 쑥 때문이기도 하다. 봄이 지나면 쑥은 쓴맛이 강해져 국에 넣을 수 없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쑥은 야생 쑥에 비해 향이 덜하다. 야생 쑥이라도 냉동하면 향이 거의 사라진다.



 도다리쑥국은 원재료 맛이 하나하나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술 뜨기도 전에 진한 쑥 향에 취해 버린다. 도다리 살은 부드럽고 청양고추의 알싸함이 더해진 담백한 국물은 시원하게 넘어간다. 올봄에도 어김없이 남쪽 바다에 찾아온 도다리와 추운 겨울을 이기고 싹을 틔운 봄 쑥이 고마울 따름이다.



글=홍지연 기자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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