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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위반 진달래·벚꽃 … 꽃은 무죄, 사람이 유죄

때 이른 ‘봄 더위’에 한반도 생태계가 혼란스럽다. 가창오리 같은 겨울 철새는 아직 북녘으로 떠나지도 않았는데 벚꽃은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피었다. 서울에서는 개나리보다 하루 늦게 피던 진달래가 올봄에는 이틀 먼저 피었다. 여름 철새 제비, 나비도 예년보다 훨씬 빨리 모습을 보였다.



때 이른 봄 더위 생태계 혼란
진달래, 개나리보다 먼저 피고 여름철새 제비는 보름 먼저 와
"온난화에 도시열섬 영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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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에선 28일 벚꽃이 피었다. 이곳에서 1922년 벚꽃 개화를 관측하기 시작한 이래 3월에 벚꽃이 핀 건 처음이다. 25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벚꽃이 처음 핀 지 사흘 만에 서울까지 북상했다. 기상청은 당초 서울의 벚꽃 개화시기를 평년보다 늦은 다음 달 11일로 예상했지만 2주일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평년(1981~2010년 평균)에 비해 13일, 지난해에 비해서는 18일이나 일렀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도 예상보다 10일 이른 29일 피기 시작했다.



 꽃이 일찍 피는 바람에 여의도 봄꽃 축제도 제 모습을 잃게 생겼다. 다음 달 13~20일에 열릴 예정이지만 벚꽃은 다음 달 4~6일 만개할 전망이다. 정작 축제 때는 꽃이 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1~10일 군항제가 열리는 경남 진해 벚꽃도 당초 예상보다 일주일 이른 24일 개화, 이미 절정에 이르렀다.



 기상청 관계자는 “벚꽃 개화시기는 2월과 3월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개화 직전 날씨 변화에 따라 다소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현재 3월 전체 평균기온 예상치를 바탕으로 개화시기를 예측하고 있다. 기온 예측이 빗나가면 개화시기 예측도 틀릴 수밖에 없다.



 올해는 3월 하순 들어 평년에 비해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일본 남쪽 해상에서 느리게 이동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중부지방 기온이 높았다. 전북대 주용기 생태 분야 전임연구원은 “벚꽃이 갑작스럽게 개화했지만 서울 남쪽지역에서도 산 같은 데선 벚꽃보다 먼저 피어야 할 봄꽃이 아직 제대로 피지 않은 경우가 적잖다”며 “도심의 기온이 더 높은 ‘도시 열섬현상’이 꽃이 뒤죽박죽 피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청 기후협력서비스팀 박성찬 사무관은 “매일매일 관측된 기온 변화를 봄꽃 개화시기 예측에 즉각 반영할 수 있는 ‘생물계절모형’을 개발했고 지난해부터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생태계 혼란=겨울 철새인 가창오리는 27일에도 충남 금강호·삽교호 등지에서 1300여 마리나 관측됐다. 강화도 부근에서는 북상 중인 철새가 여전히 목격되고 있다.



 반면 서해 백령도에서는 이미 27일 여름 철새인 제비가 관측됐다. 평년에 비해 15일, 지난해보다는 30일이나 이르다. 남해안은 물론 경기도 동두천과 파주에서도 27일을 전후해 나비가 관측됐다. 특히 영월의 경우 평년보다 17일이나 일렀다. 서해안 서천·서산·태안에서는 때 이른 꽃게잡이도 한창이다. 원래는 4월 들어 꽃게가 잡히지만 올해는 따뜻한 겨울 탓에 수온이 예년보다 2도 정도 높아 보름 일찍 시작됐다.



 전북대 주용기 연구원은 “알에서 깬 새끼들에게 애벌레를 먹여야 하는 새들의 경우 계절이 갑작스럽게 바뀌면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져 번식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허창회(지구환경과학) 교수는 “2009년 이후 몇 해 동안 겨울과 봄이 춥긴 했지만 그동안에도 온난화로 인해 기온은 꾸준히 상승했다”며 “지난겨울이 따뜻했던 바람에 봄이 빨리 온 데다 온난화 효과가 한꺼번에 겉으로 드러나 생긴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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