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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땅 시에서 사라" 안건 통과 주도한 시의원

전남 보성군의회 김용옥 의원이 부당하게 타낸 보조금으로 지은 보성읍 보성원예산지유통센터 옆 비닐하우스. 넓이가 9900㎡에 달한다. [프리랜서 오종찬]


전남 보성군 김용옥(62·무소속) 의원은 사기 혐의로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비닐하우스를 만들면서 보조금 44억3200만원을 부당하게 타낸 의혹과 관련해서다. 시설을 늘리는 ‘증설’만 지원 대상인데, 비닐하우스를 새로 만들면서 서류를 꾸며 증설하는 것처럼 했다는 내용이다. 2010년 의원에 당선되기 전인 2009년 6억2900만원을 챙겼고, 의원이 된 뒤엔 2010년 11억6300만원, 2012년 26억4000만원으로 금액이 늘었다.

내 삶 바꾸는 지방자치 기초의회 바로 세우자 <상>
불법·탈법 기초의원들 … 비닐하우스 짓고 시설 보조금
2876명 중 8% 비리로 사법처리, 자체 징계는 경고·사과 솜방망이



 경북 울진군 김완수(60·새누리당) 의원 역시 사법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지난해 10월 동료 의원 한 명에게 현금 5만원권 100장 총 5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려던 혐의다. 양돈업자 부탁으로 로비를 하려던 것이었다. “농장을 철거하는 데 수십억원이 든다. 군에서 예산 지원을 받게 해달라”는 청탁이었다. 김 의원은 당초 경찰 조사에서 “양돈업자에게서 돈을 받은 적도, 동료 의원에게 봉투를 전달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다 경찰이 압수한 ‘김완수 500만’이라고 적힌 양돈업자의 달력을 제시하자 혐의를 인정했다.



 비리와 불법·탈법이 끊이지 않는 것 또한 대한민국 시·군·구 의원들의 어두운 현실이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2006~2010년 재직한 2876명의 시·군·구 의원 중에 229명이 사법처리됐다. 전국 시·군·구가 227개이니 평균적으로 기초의회마다 한 명씩 사법처리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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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의원들이 불법을 저지르고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경우 역시 허다하다. 경기도 성남시 박권종(55·새누리당) 의원은 과거 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 시절 성남시가 자신의 부친 소유 땅 207㎡(약 63평)를 사들이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값은 3억2168만원이었다. 이는 시의원 본인은 물론 배우자·부모·자녀 등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안건 표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 지방자치법 제62조를 위반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해당 부지는 성남시가 당초 어린이놀이터용으로 사들였으나 지금은 텃밭으로 쓰고 있다. 박 의원은 4선 성남시의원이다. 2010년 당선된 뒤에는 조례를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다.



 강원도 삼척시에서는 지자체가 법을 어기고 시의원 가족 회사에 수의계약을 맡기는 일이 벌어졌다. 공사를 수주한 회사는 김인배(50·새누리당) 삼척시의장 배우자와 자녀가 지분을 가진 K건설사였다. 2011년 10월 해안 모래 준설공사를 맡더니 2012년엔 경로당 개보수 사업을 따냈다. 이게 법 위반이란 건 지난해 중반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삼척시는 그제야 조사를 벌여 K업체가 4개월간 강원도 내 관급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김 의장은 “규정을 몰랐고, 계약 당시에는 회사 일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시의원 신분을 이용해 이권 개입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현행 지방계약법에 따르면 지자체장과 시의원 본인 또는 가족 지분이 51% 이상인 업체와는 지자체가 수의계약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조례를 만들어 합법적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도 있다. 울산시 중구의회가 그랬다. 2012년 1월 ‘울산시 중구의회 의회장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다 시민과 여론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무산됐다. 조례는 구의원이 임기 중 사고나 질병으로 사망하면 의회 예산으로 장례비용 2000만원과 영구차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경전철 때문에 빚더미에 오른 경기도 용인시 역시 2012년 비슷한 조례를 만들려다 포기했다.



 기초의원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사법처리되지 않는 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다. 시·군·구의회 윤리위원회에서 내리는 제재는 ‘경고’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정도다. 제명을 할 수도 있지만 동료 의원들로 구성되는 윤리위에서 좀체 나오기 힘든 결정이다.



 시·군·구 의원 비리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기초의원들을 공천한 국회의원 책임론이 나온다. 경희대 김민전(정치학) 교수는 “기초의원 공천에 관한 한 국회의원은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며 “정당들이 비리 의원을 공천한 국회의원의 공천권을 박탈하거나 동일 지역구 재출마를 금지하는 징계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장대석·황선윤·홍권삼·김방현·신진호·최모란·윤호진·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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