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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짓 모스부호'로 고문 폭로 베트남전 미 포로

베트남전 당시 미군 포로들에 대한 고문을 외부에 처음 알린 제레미아 덴튼(사진) 전 미국 상원의원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주에서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전했다. 89세.

 전투기 조종사였던 고인은 1965년 7월 베트남 작전 수행 중 포로가 돼 7년7개월 간 ‘하노이 힐튼’으로 불리던 북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수용생활을 했다. 그는 66년 북베트남 정권이 미군의 잔학상을 알리려고 꾸민 TV 기자회견에 출연해 전쟁 포로에 대한 고문을 폭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눈을 깜빡거리는 방법으로 모스부호로 ‘고문(torture)’이란 단어를 표현했다. 베트남전 미군 포로에 대한 학대를 처음 증언한 사례였다. 뉴욕타임스는 “포로로 지내면서 덴튼은 매일 밤 얻어 맞았고 끊임 없이 고문을 당하는가 하면 굶주림을 강요당했다. 4년 동안 독방에 감금됐고, 때로는 관 모양 상자에 갇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73년 석방된 그는 77년까지 미군 합동참모대학장을 지내고 소장으로 예편했다. 76년 포로 생활을 생생하게 묘사한 책 『지옥의 향연(When Hell Was in Session)』을 펴냈다. 미 NBC방송은 79년 이를 드라마로 만들기도 했다. 80년에는 전쟁 영웅 이미지를 등에 업고 국가안보를 강조하며 앨라배마주 연방 상원의원이 됐다. 112년 만에 앨라배마에서 공화당 출신으론 처음이었으며, 해군 장성 출신의 첫 연방상원 입성이기도 했다. 86년 재선에 실패한 뒤 덴튼 재단 을 통해 빈곤국 지원 등 활동을 벌여왔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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