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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시 한 줄]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은 국악과 미술 후원 경험을 경영에 접목시켰다. [최효정 기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오늘은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간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 알렉산드르 푸시킨 (1799~1837)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중에서





과자를 평생 업(業)으로 살아왔다. 지금도 먹으면 예뻐지는 과자, 건강해지는 과자를 만드는 게 간절한 꿈이지만 20대 초년 첫 사회생활도 빵과 함께 시작했다. 새롭게 시작한 베이커리 사업을 맡고 광화문 네거리에 매장을 열었다. 설계부터 공사까지 성공의 일념으로 밤새 일했던 그때 기억이 새롭다. 1960년대만 해도 유명 빵집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였다. 여기에 착안해 젊은 고객을 위한 별도의 미팅룸을 만들고 고음질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고가의 앰프도 갖췄다. 여기까지는 그야말로 ‘성공 예감’이었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도취는 잠시, 매장을 본격 운영하면서 예기치 않은 시련들이 이내 닥쳤다. 최고 기술자지만 술버릇이 안 좋은 공장장에다 나이 든 여직원들은 관리자의 지시를 가볍게 여기기 일쑤였다. 여기에 부당한 요구를 해오는 인근 무뢰배들까지…. 사업에 있어서 같이 일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금은 일반화된 프랜차이즈 운영방식을 처음 착안했던 계기이기도 했지만 약관을 갓 넘긴 당시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시기였다.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이때 지인이 추천해 접했다. 시를 읽노라면 나도 모르게 묵직한 도전 정신이 솟아났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방마다 써 붙인 이 시를 외우면서 기쁨의 날을 향해 한 걸음 전진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었다.



 지금은 훨씬 큰 기업을 이끌고, 경륜과 경험이 쌓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은 여전하다. 그래서 세상은 오히려 더 살 맛이 나는 게 아닐까?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뜻대로 안 되는 그러나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반드시 오는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인 것을….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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