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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 줄인 i3 전기차, 풍력으로 생산라인 돌려

독일 중동부 라이프치히에 있는 BMW 공장에서 한 여성 근로자가 전기차 i3 문짝을 조립하고 있다. 이 문짝 프레임은 강철의 절반 무게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제작돼 어른이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볍다. [사진 BMW그룹 코리아]


i3 완성 차량. [사진 BMW그룹 코리아]
이 차, 기특하다.

BMW 독일 공장에 가보니
190개 로봇이 불꽃·용접 없이 조립
내달 24일 6000만원대에 국내 출시



 BMW의 순수 전기차 i3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고향(생산공장)에서 착한 심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신재생에너지 활용, 소재 개발과 재활용까지 ‘지속 가능한 차란 이런 것’이라고 웅변하는 듯했다.



 먼저 공장 입구에선 2.5㎿짜리 풍력발전기 4기가 손님을 맞았다. 여기서 한 해 2만6000㎿h 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i3 전용라인의 에너지를 모두 책임진다. i3의 프레임(뼈대)과 트렁크를 이루는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은 미국 워싱턴주 모제스 호수에서 만든다. CFRP는 BMW가 SGL과 공동 개발한 소재로, 무게는 철의 절반이면서 강성·탄력과 충격 흡수가 뛰어난 게 장점이다. SGL도, BMW도 독일 회사인데 미국에 있는 호수에서 CFRP를 만드는 것은 수력발전을 통해 원료를 조달하겠다는 친환경 철학에서 비롯됐다. 운전석 앞 대시보드는 박하나무로 만들어 재활용도를 높이고, 동시에 차의 첫 인상을 망치는 새 차 냄새도 잡았다. i3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조센 뮐러 총괄은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와 이별해 전기차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고 소개했다.



 페인트칠은 최소화했다. i3의 도장(塗裝) 면적은 12~13㎡에 불과하다. 일반 준중형차(약 100㎡)에 비해 9분의 1 수준이다. 덕분에 도장 때 들어가는 물 사용량을 70% 이상 줄였다.



뮐러 총괄은 “이런 식으로 공정을 확 바꿔 에너지 총량은 일반 차의 50%인 대신 소재 재활용률은 75%에 이른다”며 “예를 들어 재활용된 알루미늄 캔 479개가 i3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다른 자동차 브랜드가 가솔린 모델을 전기차로 성형한 것과는 근본부터 다르다는 자랑이다.



 공장에서는 트랜스포머의 팔다리처럼 생긴 190대의 로봇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용접 공정이 없다. 이곳에선 173m에 이르는 이음새 부위를 특수 접착제로 결합한다. 뮐러 총괄은 “용접을 하지 않으니 불꽃도 소음도 없다. 따라서 가림막을 목재와 마(麻)섬유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친환경 공장을 짓는 데 BMW는 4억 유로(약 5860억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이 차, 아쉬운 대목도 있다. i3는 한 번 충전하면 130~160㎞를 달릴 수 있다. 서울에서 세종시 정도를 가는 수준이다. 일반 가정에서 완속으로 100% 충전하는 데 3시간, 급속충전 장치를 이용해 용량 80%를 채우는 데 30분쯤 걸린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주력인 모델S가 최대 427㎞를 주행하는 것을 감안하면 약간 실망스럽다. 물론 모델S는 1억원대, i3는 그 반값이다. “주행거리를 더 늘릴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i3 생산을 총괄하는 헬무트 슈람 박사는 “대도시에서 가장 적합한 교통수단으로 접근한 해법이 i3”라고 대답했다. BMW가 2006년부터 자체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BMW는 ▶전 세계 도시 인구가 2050년께 70%로 늘어나고 ▶도시민의 운전 거리는 하루 40㎞ 이내이며 ▶이들은 오감을 자극하는 운전 재미를 추구한다는 미래 예측에 기반해 i3를 만들었다. 슈람 박사는 “i3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에 이르는 데 3.7초, 100㎞ 도달하는 데 7.2초 걸린다”며 “이처럼 민첩한 몸놀림으로 (주행거리보다) 타는 재미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차는 실내공간을 넓히기 위해 중간 지지대(B필러)를 없앴다. 앞문 크기가 뒷문에 비해 2배 이상이고, 앞문을 연 다음에 뒷문을 열도록 설계된 것은 이 때문이다. 두 문을 모두 열면 ‘디귿(ㄷ)’자 형태가 되는데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방식(코치 도어)이다. 상대적으로 좁은 한국의 주차장에선 문을 여닫을 때 불편할 듯하다. 뒷문을 나중에 닫았다가 차에 흠집이 날 염려는 없을까. 슈람 박사는 “CFRP 프레임이 워낙 견고해 B필러 없이도 골격을 유지할 수 있고 오히려 개방감을 즐길 수 있다. 강철 소재와 달리 CFRP는 흠집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i3는 다음달 24일 국내에 출시된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기본 가격은 3만4950유로(약 5120만원). 국내에서는 6300만원을 웃돌 전망이다. 다만 환경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제주도 기준 2300만원)을 빼면 실구매가는 4000만원대가 될 듯하다. 그래도 기아차 쏘울 EV, 르노삼성 SM3 ZE, 닛산 리프보다 1500만~2500만원 이상 비싸다. 하지만 BMW는 비싼 만큼 높은 프리미엄을 누리겠다는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수입차 시장 부동의 1위 BMW가 전기차 1위를 향한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라이프치히=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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