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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완의 My Sweet Zoo <8> 에버랜드 주토피아의 사람들

1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를 담당하는 김종갑 사육사는 입사 29년 차 베테랑이다.
동물원 관련 내용이 TV나 신문에 나면 에버랜드 홈페이지나 콜센터로 문의가 많이 온다. 그들은 '지금 에버랜드에 가면 볼 수 있느냐'는 단순 질문부터 '동물들을 단순히 전시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동물들에 대해 저렇게 많은 보살핌이 필요한지 몰랐다'는 등의 격려성 전화까지 정말 다양하다. 지난 1월에도 올 해 에버랜드 동물원의 첫 식구로 합류하게 된 '해리스 매'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동물원이 기울였던 노력과 배려에 대해 칭찬을 해주었다.



ZARA? 패션 브랜드 아니죠 … 사육사들 동물 스터디 맞아요

또한, 희귀종 아기 백사자의 인공 포육실 성장기를 본 후에는 담당 사육사의 노고와 애정을 격려해 주는 등 외부에 동물원 소식이 나갈 때마다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도는 급상승한다.



이 십 여년째 이 같은 상황을 지켜 본 나는 그러한 사람들의 관심을 '스토리의 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TV를 통해 접하는 동물들, 그들과 동고동락하는 사육사들 간의 애틋한 관계 등 자연스럽게 화면에 담겨지는 그들의 '진짜 스토리'들은, 평소에 미처 느낄 수 없었던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동물들을 보호하고 아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원의 값진 스토리는 저절로 생기거나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그들을 관찰하고, 야생에서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 곳 동물원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완전히 동물들을 이해해야만 비로소 탄생하게 된다.



2 동물 공연장 `애니멀 원더스테이지`의 남지혜 사육사.

3 기린을 담당하고 있는 허을호 사육사가 `사육사 전문 교육 과정`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에버랜드 동물원도 이 '진짜 스토리'를 만드는 데에 부단히 노력해왔다. 동물들의 생태계 속으로 들어가 교감하는 친환경 사파리 '로스트 밸리'의 조성에서부터 최고령 세계 최다산 기록을 세운 기린 '장순이', 세계적 학술지에도 소개된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가 탄생한 배경에도 동물들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사육사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지 정성을 통한 보살핌뿐만 아니라, 학술적인 연구 활동도 활발히 진행했다. 에버랜드 동물원에는 사육사와 수의사들이 모여 동물의 영양·건강·행동·번식 등을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는 학습형 연구회'자라'(ZARA·Zoo Animal Research Academy)가 있다.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와 이름이 같지만 하는 일은 다르다. 자라를 2012년부터 운영해 오면서 많은 연구들을 실제 동물원 운영에 적용해 국내최초 해리스 매 포육 성공과 같은 놀라운 성과들을 내고 있다.



자라뿐만 아니라 에버랜드 동물원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사육사 전문교육 과정’(EZEC·Everland Zookeeper Educational Course) 프로그램도 사육사들의 전문성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에버랜드 사육사들은 EZEC 과정을 통해 동물 사육관리 기술을 향상하고, 사육 직무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연구한다.



또한 야생동물에게 자연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해줌으로써 자연에서 보이는 행동을 유도해내는 '동물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 등은 친환경적이며 교육적이고 재미있다. 지난 달 까지 이 과정을 이수한 사육사만 벌써 273명에 이른다.



얼마 전 한 신입 사육사가 "동물이 아프면 같이 울고 잠도 못 자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 사육사들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단순히 동물을 사랑한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후배의 말을 들으며 지금 우리가 말하고 있는 동물원의 '스토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동물들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생각이들었다. 나를 포함한 사육사들은 그들이 만들어 내는 스토리가 후세에까지 잘 전해질 수 있도록 담아내는 '스토리북'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됐다.



동물도, 고객도, 사육사도 모두가 행복한 '동물원 이야기'는 오늘도 이렇게 또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권수완 에버랜드 동물원장·전문위원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했고 1987년 에버랜드(당시 자연농원)에 입사해 지금까지 동물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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