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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 겨우 20~30분 … 한식 즐기기 아닌 한 끼 때우기

중국인 단체 관광객 80여 명이 29일 서울 연남동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모여 있다. 돼지갈비가 주 메뉴로 나왔고 멸치와 나물 등 밑반찬이 제공됐다. 임지수 인턴기자
김치찌개 국물이 졸아들고 있었다. 지난 28일 낮 12시 시금치와 숙주·콩나물, 김치가 찬으로 놓인 4인석 식탁에 손님들이 하나둘 앉기 시작했다.

한국 찾은 관광객에게 물어보니

서울 사직동의 빌딩 5층에 위치한 식당에 중국·말레이시아·대만 등에서 온 단체관광객 손님이 몰려 들었다. 내국인은 출입금지였다. 여행객들은 20~30분 만에 한 끼를 뚝딱 해치우고 식당을 나섰다. 40대 중국인 남성은 “먹을 음식 가짓수도 적은데 그나마도 제대로 다 먹지 못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남성도 “시간에 쫓겨 정신 없이 먹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60개 여행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중국인들이 가장 불만족스럽게 생각한 부분은 ‘음식(61.5%)’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관광업계 종사자는 “중국인처럼 단체 관광객 비율이 높은 경우 커미션(수수료)으로 물려 있는 회관 형태의 대형 음식점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관광의 핵심은 쇼핑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음식은 부수적인 요소에 불과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단체가 아닌 개별 자유 여행객들도 한국에서 먹은 한국 음식에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중국에서 온 채욱(25)은 “불고기부터 삼겹살·회 등 여러 한식을 먹어봤지만 종류도 다양하지 않고 맛도 대부분 비슷하다”고 했다. 대만에서 온 장진윈(26)은 “솔직히 한국 음식은 그리 특색 있는 것 같지 않다. 음식이 생각나 한국을 다시 찾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의사소통 문제에 대한 호소도 줄을 이었다. 영어로 된 식단표나 음식 사진이 부족해 뭐가 뭔지 몰라 못 먹는다는 불만이 많았다.

한식을 세계인이 찾는 음식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한국을 찾은 손님들부터 잘 챙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음식평론가 황광해씨는 “이명박 정부 시절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추진하던 대로 한식의 고급화를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양은 적고 값만 비싼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경민대 관광학부 문상기 교수도 “‘대장금’ 같은 드라마나 해외 홍보용 맛집 블로그를 보고 한국에 미각여행을 온 관광객들은 자신이 갖던 한식의 이미지와 실제 한식 간 괴리를 심하게 느끼고 간다”며 “단체 여행사들이 맛집에 데려간 뒤 해당 식당에 흥정해 메뉴의 가짓수와 요리 질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치버스 투어’로 세계에 한국 음식을 알리고 있는 류시형(31)씨는 “‘세계화’ 자체에 집착하기보다는 지금은 우리 스스로 우리 것을 지키는 게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조리학과 출신인 류씨는 버스에 김치를 싣고 다니며 현지의 빵과 식자재를 이용해 아시아·유럽 등지에서 시식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400일 동안 27개국, 130여 개 도시를 돌았다. 김치 카나페와 김치 버거, 김치 부리토보다 인기가 좋은 것은 김치전이었다고 했다. 류씨는 “김장이나 장 담그는 것 등 잊혀져 가는 우리의 것을 잘 지켜나가는 것부터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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