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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禍福<화복>

“화라는 것은 복이 기대는 곳이요, 복이라는 것은 화가 숨어 있는 곳이다(禍兮福之所倚,福兮禍之所伏).” 노자 사상의 뿌리 『노자(老子)』 제58장에 나오는 말이다. 눈앞의 복을 복으로만 보지 말고 그 안에 담긴 화의 뿌리(禍根)를 아울러 살피라고 충고하고 있다. 화 또한 그저 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복이 꼭 숨겨 있다는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당황하지 말고 다음에 닥칠 상황에 주목하며 미리 대비하라는 메시지다.

이 말은 ‘노인이 말을 잃었으되 슬퍼하지 않는다’라는 뜻의 성어인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철학적 뿌리다. ‘말을 잃었으니 자식이 말에서 떨어질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것 아닌가’라며 즐거워했다는 얘기다. 복과 화는 그렇게 연(緣)하여 있다.

같은 맥락의 성어는 이 밖에도 많다. 우선 처변불경(處變不驚)이다. 변화(變)에 들어서도(處) 놀라지(驚) 말라(不)는 엮음이다. 이 말은 1949년 대륙을 공산당에 내주고 대만으로 쫓겨난 뒤 절치부심하며 대만을 일으켰던 장제스(蔣介石)가 즐겨 사용했다. 그는 ‘마오쩌둥 세력을 몰아내고 대륙을 회복하자’며 추종 세력을 독려할 때 꼭 이 말을 했단다.

인화득복(因禍得福)이란 말도 있다. 재앙(禍)을 토대(因)로 복(福)을 얻는다(得)는 구조다. 낙극생비(樂極生悲)는 즐거움(樂)이 극도에 이르면(極) 슬픔(悲)이 생겨난다(生)는 뜻이다. 상황을 크게 아우르려는 조심성이 엿보이는 성어들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중국에는 잘 알려진 말이 ‘실지동우(失之東隅) 수지상유(收之桑楡)’다. 동쪽 구석을 뜻하는 ‘東隅’는 ‘해 뜨는 곳’, 즉 아침을 가리킨다. 뽕나무와 느릅나무라는 뜻의 ‘桑楡’는 석양이 걸리는 곳, 저녁을 지칭한다. 따라서 이 성어는 ‘아침에 잃은 것을 저녁에 되찾다’는 뜻이다.

모두 상황을 더 길게 보면서 내가 지금 준비하고 다듬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살피는 지혜를 구하고 있는 말이다. 당장에 닥친 복락을 두고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유치함’을 피한다. 아울러 불행이 닥쳐도 그 안에 ‘반전(反轉)의 요소’가 무엇인지 살피라고 충고한다. 개인의 일이든 나라의 일이든, 예나 지금이나 너무 조급하면 그르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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