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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환의 시대공감] 신문의 정치병행성과 그 대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해마다 미디어 이용자들의 미디어 이용 실태를 조사한다. 이 재단이 2013년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디어 이용자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 시간은 334.3분이었다. 날마다 5시간반가량을 미디어에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별로는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간이 하루 176.9분으로 가장 많고, 인터넷이 116.3분으로 그 뒤를 이었다. 라디오를 듣는 시간은 매일 평균 26.8분이었다. 종이신문을 읽는 데는 얼마나 쓸까? 하루에 고작 12.0분이었다. 잡지의 2.3분에 비해 많다는 사실에 자족해야 할까?

미디어 이용자들이 미디어를 통해 뉴스나 시사 보도에 접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이 재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미디어에서 뉴스나 시사 정보를 얻는 데 하루에 평균 105.5분을 썼다. 전체 미디어 이용 시간(334.3분)의 31.5%에 해당한다.

미디어별로 알아본 결과 이용자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뉴스나 시사 보도를 시청하는 데 매일 56.5분을 썼다. 그 다음이 인터넷(30.3분)이었다. 하루에 종이신문을 보는 시간이 12.0분이니까, 종이신문에서 뉴스나 시사 정보를 얻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매우 짧은 것을 알 수 있다. 라디오를 통해 뉴스나 시사 보도를 접하는 시간은 하루에 평균 6.0분, 종이잡지에서 뉴스나 시사 보도를 접하는 시간은 평균 0.7분이었다.

미디어 이용 시간으로 본 신문의 위상은 참담하다. 여론 형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문 미디어가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신문이 이렇게 외면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 미디어가 정보를 공짜로 퍼뜨림으로써 굳이 돈을 들여 신문을 볼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실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견해는 좀 다르다. 신문 미디어가 이용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기야 우리나라 미디어 이용자들의 신문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낮다. 같은 사안에 대해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인터넷 미디어 등이 동시에 보도할 때 어떤 미디어 내용을 가장 신뢰하는지 물었더니 텔레비전을 꼽은 이용자가 73.4%, 인터넷 미디어를 꼽은 이용자가 17.9%인 데 반해 신문을 꼽은 이용자는 7.2%에 지나지 않았다(라디오는 1.2%, 잡지는 0.4%였다).

텔레비전 콘텐트 가운데 시사 보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텔레비전 뉴스 시간이 짧기 때문에 깊이 있는 보도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지상파 텔레비전의 뉴스를 제일 신뢰한다는 이용자는 전국종합신문의 보도를 제일 신뢰한다는 이용자의 10배를 넘었다.

더 주목할 점은 신문 신뢰도가 인터넷 신뢰도보다 낮다는 사실이다.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미디어가 전하는 내용의 75%가량이 신문 기사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미디어의 신뢰도가 신문 미디어의 신뢰도보다 훨씬 높았다. 신문 미디어 자체에 대한 미디어 이용자의 시선이 얼마나 곱지 않은지 알 수 있다.

미디어별로 기사나 시사 보도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지상파 텔레비전이 4.13으로 가장 높았고, 보도전문 채널(3.84), 종편 채널(3.72) 등이 뒤를 따랐다. 전국종합신문의 신뢰도(3.65)는 편파방송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종편 채널의 신뢰도보다 낮았다.

신문의 신뢰도가 이 지경에 이른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학자들은 정파성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 최근에 부산대 조항제 교수는 신문의 정파성을 신문의 정치병행성으로 정의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신문의 정치병행성은 두 가지 특성을 보이고 있다. 메이저 신문인 조·중·동 세 신문과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제외하고는 늘 여당이었던 보수정당이 연대하는 다수파 연합이 여론 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 그 하나라면, 정치권력이 신문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신문이 정치 권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다른 하나다. 중앙일보가 요즘 변화를 보이고 있고, JTBC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긴 하나 일부 종편이 정파성에 치중함으로써 최근 들어 주류 신문의 정치병행성은 더욱 강화되었다.

미디어가 정치병행성을 통해 얻은 대가는 무엇일까? 그것이 무엇이든 신문의 존재감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는 것에 비견할 수 있을까? 신뢰와 맞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김민환 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 고려대 신방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전남대고려대 교수, 고려대 언론대학원장, 한국언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소설 『담징』(201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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