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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노역에 성난 대한민국 사법 허무주의 ‘암’ 퍼진다

일당 5억원의 이른바 ‘황제 노역’ 판결이 사법정의에 대한 냉소와 부정을 부르고 말았다. 대법원이 향판(鄕判) 제도의 전면 개선을 발표한 데 이어 판결을 내렸던 장병우 광주지방법원장이 29일 사표를 냈지만 법원에 대한 국민 불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법 허무주의와 냉소주의는 꾸준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인터넷에선 “법원은 사회정의를 가로막는 우리 사회의 적” “사법부를 아직도 신뢰하는가”라는 조롱이 이어진다.



[뉴스 분석] 커가는 사법정의 논란

국회와 법률단체들도 가세했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이번 판결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사법의 본질이라고 선언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여야는 노역 일당이 벌금액의 1000분의 1을 넘지 못하게 하는 형법 개정안을 추진키로 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이번 판결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치주의의 마지막 보루가 돼야 할 사법부가 오히려 사회적 불신을 가속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황제 노역과 같은) 터무니없는 판결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뿐 아니라 사회적 허무주의와 냉소주의를 조장한다. 법이 불신사회로 이끄는 게 말이나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가 신뢰를 잃으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정의는 법관의 전유물이 아니며 법정은 국민 주권이 실현되는 공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사법부 불신에 대한 일차적 책임이 법원의 수장(首長)인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1년 9월 양 대법원장 취임 후 2년 반 동안 대법원은 안정을 명분으로 과거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법부의 독단이 심해졌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이는 전임 이용훈 대법원장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 속에서 공판 중심주의, 국민참여재판 도입 등을 시도했던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50대 남성, 서울대 법대 출신 고위 법관’으로 대표되는 대법관 구성의 획일화와 보수화도 도마에 올랐다. 서보학 교수는 “양 대법원장 취임 후 엘리트 법관 중심으로 법원이 재편되면서 안정지향적이고 업무 효율성만 중시하는 보신주의 풍토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대법원의 인적 구성의 특성 탓에 법리와 ‘법전 속 정의’를 중시하는 풍토가 일선 법원으로 파급됐다는 시각이다.



비현실적 판결에 대해 논란이 일 때마다 사법부가 ‘전가의 보도’로 내세우는 ‘입법자의 영역’에 대해서도 반론이 많다. 삼권분립을 앞세워 사법부의 독립을 강조하면서도 판결 논란이 불거지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황제 노역’ 판결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법에 따른 판결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국회에서 법을 고쳐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상돈(한국법철학회 회장)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이 법령 안에서 아무리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 해도 한계가 있을 때 ‘입법자의 영역’임을 주장하거나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해야지 국민이 수긍할 수 없는 판단을 해놓고 입법의 문제로 책임을 돌리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재직 시절 ‘소수의견의 대변자’로 불리던 전수안 전 대법관은 “국민이 법원에 기대하는 건 법전의 정의와 국민 법 감정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며 “법률가로서 법관은 국민의 법 감정을 법리로 구성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황제 노역 판결의 당사자인 장병우 법원장의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주장도 인터넷 공간 등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허재호 피고인이 회장으로 있던 대주그룹이 분양한 아파트에 2007년 입주한 뒤 전에 살던 아파트를 대주그룹 계열사에 매각해 ‘수상한 거래’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법원 내부에서도 대법원이 그의 사표를 수리하지 말고 진상 조사를 한 뒤 법관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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