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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갑상샘암 과잉진단을 지적한 의사들의 용기

장주영
사회부문 기자
“다음 주에 수술 예정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 갑상샘암 환자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이미 수술 날짜를 잡아놓고도 이 환자는 확신이 서지 않는 모양이다. 그는 “의사들까지 나서 갑상샘암 과잉진단이 많다고 하니 괜히 수술하는 게 아닐까 겁이 난다”고 했다. 의사 8명이 최근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이하 의사연대)’를 만들 면서 환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일반인도 아니고 의사까지 나서 과잉진단을 비판하니 환자가 헷갈리는 건 당연하다.



 갑상샘암은 2000년대 들어 발생과 수술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최근 4년 새 환자가 2.2배로 늘었고 수술은 1.8배 늘었다. 한 해 4만 명이 암 진단을 받고 90%가 수술한다. 환자가 밀리다 보니 웬만한 병원에서 수술 받으려면 1년 안팎 기다려야 한다. 실제로 환자가 이렇게 증가한다면 사망률도 느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거의 변동이 없다. 단기간에 암이 급증한 이유(방사능 누출 사고 등)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과잉진단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는 의사연대의 지적에 수긍이 간다. 발생이 아니라 ‘발견’이 는다는 뜻이다. 정부가 암 통계를 발표하면서 갑상샘암을 포함할 경우, 제외할 경우를 따로 내는 것도 비정상적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다. 의사연대의 과잉진단 비판에 대해 갑상샘암 전문의들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 이후 단계, 즉 과잉진단이 과잉치료로 이어지는가를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갑상샘암 전문의들은 검사를 많이 해서 빨리 암을 찾아내 조기 치료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한다. 오히려 조기 치료로 얻는 이득이 더 큰 경우도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의사연대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빨리 찾아내 암환자를 양산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는 입장이다. 이재호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내 몸에도 갑상샘암 세포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한다. 수술을 앞둔 환자로선 어느 장단에 춤을 출지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이번 의사연대의 문제제기는 용기 있는 행위로 평가할 만하다. 잠복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동료 의사들한테 욕먹을 각오 없이는,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갑상샘암 전문의들은 “(의사연대 소속 의사들이) 갑상샘암 환자를 한 번이라도 진료한 적이 있느냐”고 감정적으로 대할 일이 아니다. 과잉진단을 어떻게 줄일지, 수술을 어떻게 합리화할지 등은 전문가의 영역이다. 양측이 머리를 맞대 집단 지성으로 국민을 위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조기 검진을 조장하면서 과잉진단을 초래하는 데 일조한 정부도 책임을 통감하고, 해답을 찾는 길잡이가 돼야 한다.



장주영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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