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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매지니어'를 아십니까

김화종
강원대 교수
컴퓨터정보통신공학
메기효과라는 말이 있다. 메기 한 마리를 미꾸라지 어항에 넣으면 미꾸라지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어항에 생기가 더해진다는 의미의 말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메기론을 언급하는 자리에서 ‘천재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며 창의적인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대학생 실업률이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때보다도 높아진 지금의 우리 사회는 메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가 절실한 시점이다.



 경제 발전이 최우선시되었던 1970년대와 80년대,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이 보장됐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대학 졸업장은 물론 어학연수 등 뛰어난 스펙으로 중무장해도 취업이 쉽지 않다. 연간 실업률이 소폭 하락하고 있는 추세에도 대졸 이상 실업률이 오히려 높아졌다.



 이 같은 고학력자의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그리고 글로벌 경제에서 앞서나가려면 우리 사회는 창의 융합형 정보통신(ICT) 인재 양성에 주목해야 한다. ICT 개발자는 프로그래밍 기술뿐만 아니라 철학, 심리학 등 인문학을 알아야 소비자가 원하는 훌륭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사회학이나 인문학 전공자 역시 ICT를 몰라서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도 철학을 전공하며 ‘애플의 DNA에는 기술뿐만 아니라 인문학이 녹아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 역시 전산학과 심리학을 복수 전공하며 기술과 사회과학적 상상력을 융합해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 지금 우리나라는 자신의 전공과 창조적 상상력을 접목할 수 있는 창의 융합형 ICT 인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미래 우리나라를 이끌 융합형 ICT 인재를 양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컴퓨터 비(非)전공자도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인문·사회·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으로서 소프트웨어는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가장 창의적인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미 모든 영역에 광범위하게 내재돼 있는 ICT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 산업, 서비스 간 융합을 통한 신시장이 창출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ICT 기술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자동차는 기름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달린다”고 한 벤츠의 CEO 디터 제체의 말처럼 ICT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통 제조업 역시 ICT를 접목하며 탈바꿈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ICT를 중심으로 하는 창의적 인력 양성이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 대학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으로 최근 서울대와 강원대, 제주대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복수전공 과정이 신설되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와 ICT를 접목한 창의적 융합인재 육성에 대학이 적극 나서야 한다. 이는 창조경제 시대의 비타민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월트 디즈니에는 ‘이매지니어’라는 특별한 직업이 있다. 상상하다(Imagine)와 기술자(Engineer)의 합성어로 상상하는 기술자라는 뜻이다. 다른 분야의 장점을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한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보다는 이매지니어처럼 융합을 통한 창의 ICT 인재가 미래를 이끌어 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창의 ICT 인재는 모든 산업 발전의 핵심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융합형 ICT 인재 육성 정책이 성공을 거둬 대한민국이 창의적 일자리가 넘치는 나라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김화종 강원대 교수·컴퓨터정보통신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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