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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들리고, 들으면 보이더라

`음의 정원`(garden of sounds) 앞에서 이 작품을 만든 조덕현씨(왼쪽)와 통영국제음악당 플로리안 리임 대표가 윤이상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아트클럽1563]


전시장에 윤이상의 노벨레테(novelette·1980), 드뷔시의 ‘플롯과 하프를 위한 소나타’(1915) 등이 울린다. 벽면 가득 풀 그림자가 일렁인다. 눈으론 이 수묵화를 닮은 대형 설치(13×4m)를 보고, 귀로는 음악을 듣는다. 서초동 아트클럽1563에서 5월 17일까지 열리는 조덕현 이화여대 교수의 ‘음(音)의 정원’ 전시다. 전시장을 꽉 채운 빛과 그림자, 그리고 소리를 통해 작가는 묻는다.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행위가 어떻게 교차할 수 있을까’라고. 여기서 그의 관심사는 보는 것이 청각적 언어로, 듣는 것이 시각적 언어로 전환되는 공감각 현상이다.

이 주의 전시 : 조덕현의 '음(音)의 정원'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 영국 귀족과 결혼해 로더미어 자작부인이 된 이정선 씨, 그리고 국민화가 박수근-. 조씨는 그간 근현대 인물 탐구에 몰두해 왔다. 강원 횡성 태생의 그는 “백석의 시를 읽다 보면 예전엔 있었는데 이젠 안 쓰게 되어 새삼스럽게 들리는 말이 있다”며 “내게도 그처럼 복원하고 싶은 정서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엔 윤이상, 음악이다. 시작은 윤이상의 이 글이었다.



 “인간은 땅에, 땅은 하늘에, 그리고 하늘은 ‘도’에 종속됩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너무 짧은 인생을 살며, 너무 무기력합니다. 사람이 현재 몰두하고 있는 일은 자연의 거대함에 견주어 보면 그저 보잘 것 없을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자연의 커다란 언어에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서구의 주류 음악사에 뚜렷이 자리매김한 음악가임에도 조국에서의 평가는 음악 외적으로 극단을 달리는 윤이상, 그가 말하는 자연의 언어란 뭘까. 조씨는 윤이상의 자연을 찾아 그가 태어나고 자란 경남 산청과 통영 등지를 찾고, 그의 육필 악보를 봤다. 자연을 닮았으되 오선지 위 기호 또한 닮은 이 작품은 그렇게 나왔다. 보이지 않는 음악을 보이는 것처럼 복원하는 일은 ‘음의 정원’을 거닐게 될 관객의 몫이다. 02-585-5022.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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