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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방호법 불발 … 박 대통령 빈손으로 헤이그 갈 판

민주당이 21일 원자력방호방재법안(핵방호법) 처리를 거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빈손’으로 24일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한국은 2012년 회의 개최국으로서 핵테러억제협약과 핵물질방호협약의 비준을 공약했다. 박 대통령은 24일 개회식에서 직전 회의 의장국 정상 자격으로 두 협약의 진행상황 등을 연설한다. 그러나 국제 비준을 약속하고도 국회의 ‘태업(怠業)’으로 국내법조차 통과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김한길·안철수 국회 처리 거부
3자회담서 오바마 만나는데
한·미 방위비협정도 비준 안 돼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각각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뻔뻔한 제1 야당에 기가 막힌다”며 “민주당의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호언장담했던 안철수 의원도 이런 행태에 침묵하면 새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는 안 의원에게 “본회의장에 가장 앞장서 들어와 토론하자”고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응하지 않았다.



 민주당도 핵방호법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방송법 개정안을 함께 처리하지 않으면 모든 논의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고집했다. 김한길 대표는 “국회는 대통령의 지시에 복종하는 통법부가 아니다”라며 “(방송법과) 일괄 처리하라”고 주장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핵방호법안과 방송법 개정안의 원샷 처리가 순리”라며 “함께 처리하지 못한다는 건 꿩 먹고 알 먹겠다는 놀부·베짱이 심보”라고 했다. 야당 지도부는 법안 처리의 마지막 기회였던 이날 본회의가 열린 시각 새정치민주연합의 인천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했다. 민주당이 순리라고 주장하는 방송법 개정안엔 위헌 소지가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민간 방송사의 편성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주말 물밑 협상을 통해 24일 오전까지 타결이 이뤄지면 망신은 피할 수 있다. 헤이그와 한국은 8시간의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대통령이 회의장에 입장하기 직전까지라도 법안을 통과시켜 줄 의향이 있는지 물었지만 ‘기대하지 말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국회에 계류된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비준동의안도 골칫거리다. 야당의 반대로 비준이 안 돼 석 달째 무협정 상태다. 방위비분담금의 90%는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우리 근로자의 임금과 군수서비스, 건설대금 등 형태로 우리 경제에 환원된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현재 미군 측이 임시자금으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선 비정상적 상황이다. 이런 부담을 안고 박 대통령은 헤이그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



유지혜·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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