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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동통신망의 두절은 국가적 재난이다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가진 SK텔레콤의 통신망이 20일 저녁 장애를 일으켜 수백만 명의 가입자가 거의 6시간 동안 통신이 두절되는 불편을 겪었다. 전화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데이터의 송·수신과 내비게이션 기능이 중단됐고, 이 통신사의 통신망을 통한 교통카드 결제 서비스도 마비됐다. 사실상 이동전화라는 통신수단에 의존하는 모든 작업과 경제활동이 정지된 것이다.



 사고 원인은 가입자를 확인해 연결해 주는 장치(HLR)의 부품이 고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SKT 측은 사고 발생 이후 24분 만에 해당 장비를 복구했다고 하지만 이후 누적된 통화량이 폭주하면서 5시간40분 동안 통신 두절이 이어졌고, SKT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이날 밤늦게까지 다운됐다고 한다.



 SKT는 21일 가입자에 대한 요금 감면과 생계형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포함한 피해 보상 방안을 내놓고, 이 같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이동통신 사업자가 통신 장애로 가입자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이를 보상하고, 유사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점에서 SKT는 보다 적극적으로 가입자에 대한 피해구제에 나서고 더욱 철저한 사고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사고와 같은 이동통신 두절 사태를 개별 통신사업자의 손해배상이나 자구조치만으로 끝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이동통신은 이미 국민 개개인의 일상생활에 필요불가결한 요소가 되었고, 수많은 경제활동이 이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 상당수 정부의 행정업무와 재난대비 시스템, 일부 국가안보제도가 이동통신을 이용한 국민들의 참여를 전제로 운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이동통신의 장애나 두절이 대규모로 장기간 발생한다면, 국가적인 위기나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개별 통신사업자의 사고 대처에 맡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 점에서 정부가 이번 사고에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지 않은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안이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사고는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적 재난에 가까운 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손을 놓고 기다리는 것은 책임 있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정부와 이통사들은 우선 이동통신망의 장애나 두절이 국가적 재난이나 비상사태에 준하는 위기라는 인식을 가지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통신망의 점검과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물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복구와 즉각적인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차제에 이동통신망이 마비된 상황을 상정한 비상계획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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