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규제개혁 미온적 부서, 아예 없애는 처방도 필요"

전문가들은 끝장토론에 대체로 후한 점수를 줬다. 토론을 지켜본 전문가 10명의 평가다. 이들 중 9명은 ‘토론이 규제 개혁에 긍정적인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토론을 통해 드러난 규제 문제점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이 나왔다. 실천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하는 반응이 많았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통령이 깊은 관심을 갖고 회의를 직접 주관한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규제 개혁은 이해관계자가 많아 국민적 공감대가 없으면 넘어설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연구실장은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민간인들과 함께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공직사회와 국가 전반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줄 수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토론회 한 번 했다고 많은 문제가 풀린다고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시각이다. 윤 전 장관은 “각 부처의 현재 시스템이라면 장관에게 맡겨놓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직 관료가 이런 지적을 하는 것은 모든 정부부처가 규제를 둘러싸고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서다. 윤 전 장관은 “과감하게 규제를 정비하면 그 업무를 담당하는 해당 부처의 국·과가 없어지는 문제에 당면할 수도 있다”고 개혁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규제를 개혁하다 보면 정부 조직 개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과 교수는 “개혁 의지가 부족하거나 개혁 실적이 미비한 곳은 아예 그 해당 부서를 없애는 처방도 필요하다. 규제 공무원 자리가 없어지는 모습 정도는 보여줘야 국민에게 필요한 규제 개혁이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가 공무원 철밥통으로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노력을 해도 문제 해결이 안 된 것은 규제를 밥통으로 생각하는 공무원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일선 행정 단위에서 나타나는 규제 유형을 나눠 놓으면 문제가 확실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형을 다 만들어 패키지화해서 바로 해결책이 나오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에서 일부 장관이 추상적인 수치만 거론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창피스럽다. 장관들이 미리 알아서 해야 할 것들인데 오죽했으면 대통령이 직접 나섰겠느냐”며 “부처 간 이기주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었던 규제는 국무조정실에서 이미 다 해결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의원입법이 남발돼 규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토론에서 빠졌다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나왔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적어도 여당의 각 상임위원회 간사나 정책위원장, 부위원장은 참석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입법권이 있는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송원근 실장은 “의원입법을 통해 규제를 만드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제가 기업 규제에만 집중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이 나왔다. 박명섭 성균관대 무역학과 교수는 “집중 논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내용은 교육서비스”라며 “한국 학생들이 유학을 많이 가는데 우리나라로 유학 오는 외국인들이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것은 교육서비스에도 손톱 밑 가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규제 중 가장 큰 수도권 규제가 논의되지 않은 것도 한계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것이야말로 덩어리 규제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고 원칙적으로 규제 철폐를 하자는데 집중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냉정하게 보면 완전히 새로운 얘기는 없었다. 새로운 건 대통령이 주재한다는 것뿐”이라며 “실천력이 있으려면 앞으로도 대통령이 계속 틀어쥐고 정기적으로 이런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어떤 규제가 없어졌는지 꾸준히 챙겨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동호·이태경·최선욱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